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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뜻대로 - 파키스탄, 그 거친 땅에서 만난 순수

인살랴, 알살람 알라이 쿰
In Sha'l Liah, Ad-salam 'alai kum (신의 뜻대로, 당신에게 평화가 깃들기를)

파키스탄이 이번 여행의 출발지가 될지도 몰랐었다. 허나, 이번 여행은 일단 인도로 들어간 다음 마음 닿는 곳으로 흘러갈 생각이다. 인도에서 분리된 나라이면서, 인도와 많이 다른 나라. 인도가 힌두국가라면 파키스탄은 이슬람국가다.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와 두번째 고봉인 K2(8,611m)를 가진 나라 파키스탄.

언젠가 파키스탄 북부의 히말라야 힌두쿠시산맥 사이로 굽이굽이 잘 보이지도 않던 길의 사진을 본 적이 있다. 어떻게 저런 곳에 길을 내었을까, 저런 길을 지나갈 수 있을까. 수천미터의 산을 끼고 바로 옆은 낭떠러지인 그런 길을 드믄드믄 지나가는 차들의 모습. 광활하다 못해, 그 모습이 경이롭고 두렵기까지 해 보이던 그런 산과 길. 그러했던 사진을 본 기억이 있다.

그 때 였던가. 파키스탄을 언젠가 가기로 마음 먹었었던 것 같다. 인도와는 비슷한, 그러나 너무나도 다른. 인도남자들이 콧수염만이 아닌, 주렁주렁 턱수염도 가득한 남자들. 그리고 히잡을 두른 여자들. 그 곳으로 말이다. 어쩌면 이번에 가게 될지. 모른다. 아직은 모른다. 일단 가봐야겠다는 마음. KKH(카람코람 하이웨이) 를 넘기해 체력과 담이 받쳐줄지도 모르겠지만.

파키스탄에 가려는 마음에 있었기에, 파키스탄에 관한 여행서를 읽어보려던 중 발견한 책이 '신의 뜻대로' 다. 파스스탄에 관한 여행서들이 많이 없었던 상태인데, 베스트셀러에도 올라오던 책이라 별다른 생각없이 주문했다. 이 책은 세장으로 나뉘어 있다. 첫번째 장은 파키스탄 여행, 두번째 장은 트레킹, 3번째 장은 파키스탄과 이슬람에 관한 정보들이다.

책의 내용만 보자면 그냥 무난했다. 글, 사진 모두. 특별히 와닷는 부분도, 공감과 감동을 얻은 부분이 없었다. 그래도 두번째 장인 ''꿈을 꾸는 자의 몫' 은 좋았다. 등반 멤버 중 유일했던 C 대원의 실종, 임대원의 등반 실패의 눈물이 마음을 찡하게 긴박하게 만들었다. 최악의 상황까지 생각했던 때에 무사히 돌아온 C대원의 대목에서는 안도와 기쁨의 마음을, 인대원이 바랐던 정상을 하루 때문에 돌아오게 되면서 흘린 눈물은 나 또한 울컥하게 했다.

꼭 올라가고 싶었습니다. 하루만 더 주어졌다면 갈 수 있었을지 모릅니다. 그렇게 바랐던 정산인데... 그동안 제가 유독 욕심을 많이 낸 것도 잘 압니다. 그렇기에 더 저앙을 밟아보고 싶었습니다. 너무 아름다운 풍광 속에 서 있던 산. 그 산이 이번에는 저를 받지 않았나 봅니다. 언젠가 다시 와 도전해 보고 싶군요...
임대원이 한 말이다. 사나이의 눈물. 나도 울컥하고 눈물이 나올 뻔 했다.

'신의 뜻대로' 를 읽으면서 든 생각은 무었이냐면, 언젠가 나도 저 높은 곳을 향해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과 예전부터 마음먹은 더 높은 곳에서 '똥 싸보기' 그리고 실제 탐험과 도전의 기행서를 읽어보고 싶었졌다.

참고 포스팅
2007/11/21 - [travel/05-06 india, nepal] - 네팔 히말라야 이야기 1편 - 좀 더 높은 곳에서 똥 싸기

사진에 대해서는 조금 실망했다. 잘 찍고 못 찍고를 떠나서, DSLR 로 찍은 것 같은데 책에 삽입 된 사진을 보면 드믄드믄 DSLR 에 낀 먼지가 사진에도 나타나 있다. 사진을 보면 후보정을 그다지 하지도 않은 것 같다. 색감이나 노출 같은 후보정이야 원본 자체가 맘에 들었다고 보고 안할수도 있는 거지만, 먼지제거 정도는 해야 하지 않나. 15,900원 이라는 결코 싸지 않은 가격으로 내놓았음에도 기본 중의 기본인 DSLR 먼지 제거 보정도 안했다는 사실에 실망이 컸다. 예전에 읽은 사진가 김홍희의 포토에세이집 '나는 사진이다' 에서도 DSLR 먼지가 자주 보였는데, 사진을 이야기 하면서 기본을 망각했다는 사실에 실망을 했었다. 사진을 자세히 보지 않으면 모르고, 그 정도는 괜찮아라고 생각했을까 아님 아예 DSLR 먼지 따위는 무시했던 것일까. 보정 자체를 하지 않고. 필름에서 디지털로 카메라가 넘어오면서 먼지에 대해서는 인지가 가능하고, 많은 사람들도 알아 볼 수 있을텐데. 그리고 나 같이 이런 조그만 것에서 실망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테고.

그 것 또한 인샬라, 신의 뜻 때로 맞겨 버린 겁니까. KKH의 길을 트럭 위에 올라가서 위험하게 가면서 사진을 찍고, 등반을 하면서 카메라 장비를 힘들게 가져가면서 찍고, 그렇게 찍은건 대단해요. 허나, 왜 기본은 빠뜨리셨습니까. 그 거슬리는 조그만 점 때문에 전 실망했습니다. 한낱 아마추어들도 공개된 어딘가에 내놓을 땐, 이리저리 후보정 하면서 먼지도 다 없애는데, 프로이고 출판을 위한 사진에 그 정도 보정과 노력도 하지 않았다는 것에 실망입니다. 아니, 사실은 난 편협한 마음을 가진 인간이라 내 돈 주고 산 책이 그 정도 신경도 안쓴 날로 먹을려 하는 것 같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 화가 났을지도 모릅니다.

아아, 유별남씨. 그래도 앗살람 알라이 쿰. 당신에게 평화가 깃들기를.. 실망은 했지만 당신을 미워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래도 열악한 환경에서 사진을 위해 보여준 열정에는 박수를 치겠습니다.

인살랴, 앗살람 알라이 쿰. 그래요, 백경훈씨 유별남씨. 책은 조금 비싼 감이 있었지만, 파키스탄에 대한 단편의 감동과 정보와 느낌을 주었으니 고마워요. 어찌됐든 말이에요. 인살랴, 모든 건 '신의 뜻대로' 이겠지요. 앗살람 알라이 쿰, 당신들에게 평화가 깃들기를..


신의 뜻대로 - 파키스탄, 그 거친 땅에서 만난 순수 / 백경훈 지음, 유별남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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