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09/04/14 잘들 지내나요? (2)
  2. 2009/03/17 관계에 대하여 (9)
  3. 2009/03/07 불쑥 내민 머리처럼

잘들 지내나요?


예고도 없이 숨어 있다가, 기척도 없이 불쑥 이렇게 다시 나타났답니다. 다들 지내고 있내고 있나요? 궁금하군요. 그리고 미안해요. 나에게도, 당신에게도. 무슨 일이 크게 있었던건 아니었어요. 아니요, 사실 있었어요. 언젠가 스스로가, 시간이 허락 해 주는 때가 오면 이야기 하게되겠지만, 아직은 일러요. 그러니, 묻지는 말아요. 다행이도, 다치긴 했지만 이렇게 고개를 불쑥 내밀고 돌아왔으니 말이에요. 가끔, 소식을 궁금해 하고 여전해서 다행이에요. 아마두요.

어느샌가, 거리의 나무들이 초록빛이 되었더라구요. 하룻밤 사이에 마술이라도 부린 것처럼. 순식간에 변해버린 듯 했어요. 알아차리기도 전에. 무관심 했었던 걸까요. 다시, 화이팅 할 작정이에요.

반팔을 입어도 될 정도로 따스해진, 아니 더워진 요상한 '보옴'. 다들 잘 맞이했나요. 알아차리기도 전에 불쑥 내민 세상의 초롯빛들처럼 기척도 없이 내민 제 '보옴' 인사, 이거면 충분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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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 대하여


유독히 두번째 인도여행의 사진들은 초점이 나간 사진들이 많아요. 이전에도 말했지만, 갑작스럽게 여행에서 돌아와 몇달이 지나고 난뒤에 사진들을 들쳐보았을 때 나는 놀라지 않을수가 없었어요. 그 때의 감정 상태가 고스란히 표현되어 있었기 때문이에요. 여행의 감정이 남아있기 때문에 그렇게 느꼈을지도 몰라요. 내가 그 당시 그토록 힘들어했고 지금도 힘들어하는 것은 '관계' 때문일거에요.

나는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잘 맺지 못해요. 그런 관계를 맺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에요. 관계가 깊어진다는 것, 상대방의 인생 속에 깊히 개입이 된다는 것이 힘들어요. 옆에 가만히 있어주면서 그대로 변하지 않은채로 지켜봐 주는 것이 아니라, 결국엔 대부분은 내가 느끼기에 '간섭' 의 형태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이에요.

나는 표현하는데 익숙치 않아요. 그래서 상대방을 힘들게 하고, 오해가 생기기도 해요. 내가 이상한가요. 나와 같지 않은 사람을 만나지 않는 한, 상대방을 힘들게 하고 외롭게 하고, 나 또한 그러할거에요. 내가 변해야 될까요.

당시 그러했던 마음이 여행 사진에 은연 중 잘 들어나고 녹아있었던것 같아요. 초점을 제대로 맞추지 않고, 흐릿한 채로 사람들을 찍어댄 것은 내가 당시 가지고 있었던 마음의 반영이었던것 같아요. 깊어지는 관계가 힘들어 애매한 관계를 유지하고, 이도저도 아닌 관계를 맺고 상대방을 힘들게 하고 나도 힘들어 했던 그 마음. 그 것들이 표현된것 같아요. 몰랐어요. 그 당시에 내가 이런 사진을 찍었는지도. 그리하여 한국으로 돌아와 너무나도 아프고 난 다음, 사진들을 봤을 때 나는 다시 한번 아팠어요.

관계라는 것은 너무나 힘들고 어려워요.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기도 하고, 제삼자나 환경의 개입이 변수가 되는 것도 관계를 힘들고 어렵게해요. 관계를 잘 할 줄 아는 사람들은 정말 대단하게 보여요. 그들은 자신의 감정과 환경을 잘 컨트롤 할 수 있는걸까요. 관계 하는 법도 배워야 하는 걸까요. 휴, 나는 아직 관계가 어렵고 서툴러요. 앞으로도 그럴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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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쑥 내민 머리처럼

2007, 캘커타

비가 내리고, 세찬 바람도 한차레 지나갔어요. 뒤늦게 걸린 감기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네요. 병원을 두차레나 다녀왔음에도 나아지기는 커녕 증상은 더해만가요. 그래도 어제는 약먹고 비교적 이른 시간부터 오전까지 푸욱 잠을 잤네요. 꿈은 꾼 것 같지만, 푸욱 잤다는 느낌이 든건 정말 오랜만이에요. 오래자도 6시간 이상 자는 경우가 거의 없어 6시간쯤 잤을 때, 깨긴 했는데 몸이 훨씬 자기 전보다 나아짐을 느껴 좀 더 자기로 하고 일어나지 않고 좀 더 잤어요.

겨울이 지나가기 전에, 겨울은 저를 마지막으로 괴롭히기로 했나 봅니다. 생각해보면 그렇게 올 겨울엔 그렇게 잘못한 일이 없어 보이는데 말이죠. 어렸을 땐, 감기에 걸리는 일이 거의 없었어요. 어찌된 일인지 커가면서 면역이 약해졌는지 더 잘 걸리게 되네요. 이젠 겨울이면 행사처럼 찾아오곤 합니다. 이번엔 스트레스로 인한 감기는 아닌 듯 싶어요. 아마두요.

얼마 전, 비가 내렸죠. 봄을 알리는 비였던 것 같아요. 바람은 찾지만, 바람이 불지 않는 햇살은 뜨거웠으니까요. 그래서 이 사진이 생각이 났나봐요. 사진을 찍으려 하자, 어느샌가 프레임 안으로 들어온 불쑥 내민 미소를 지은 얼굴의 머리. 이처럼 봄도 오는 걸 알리려 불쑥 봄비로 내밀어 알려주는 것 같았어요. 그 봄비 때문이였는지, 결국 앓게 되었지만 반가웠어요. 이제 봄이 오겠구나라고 느낄 수 있었으니까요. 어서 따뜻해졌으면 좋겠어요.

감기가 다 나으면 이젠 봄이 완연해지겠죠. 마지막,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환절기 감기 조심하세요. 봄을 준비하는 일, 그거면 충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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