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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19 눈길 조심해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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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조심해요


어젠 엄청나게 눈이 내렸어요. 그제에도 많은 눈이 내렸지만, 그쳤다고 생각했어요. 휴대폰의 일기예보에는 토요일까지도 눈이 내린다고 나와 있었지만, 무시했어요. 그게 문제가 됐어요. 안일하게 생각하고, 일이 있어 어딘가에 가야해서 마음을 놓고 차를 가져갔어요. 출발 할 때 눈이 약하게 내렸지만, 괜찮을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출발하고 난 얼마 뒤부터는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눈이 내리기 시작했어요. 도로 위의 모든 차들이 거북이처럼 기어가고, 몇몇 차들은 비상등을 키기도 했어요. 다시 돌아갈까 하다가 어느정도 온 길이 아까워 계속 가버렸어요.

저녁이 되어가는 시간인데다 눈구름과 눈으로 세상은 금새 어두워졌어요. 길도 빛이 사라지기 시작하자 급속도로 온도가 내려가면서 얼어버렸어요. 빙판길에 미끄러지는 차들이 하나둘씩 보이고, 차들도 평소때와 다르게 거리를 꽤나 멀리 유지했죠. 저도 조심했어요. 그러다가 한번은 핸들을 살짝 돌렸는데, 차가 미끄러지면서 이쪽저쪽 통제가 안되더라구요. 자꾸만 미끄러지길래 정말 식겁 했어요. 반대편에서는 차가 오고 있고 있었죠. 중앙선을 넘기도 했는데, 다행이도 속도를 내지 않았던 터라 반대편 차에 부딛히기 전에 다시 차선으로 돌아와 제 궤도에 들어올 수 있었어요. 그 순간 정말 위험하다고 생각했어요.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 쉽지 않았어요. 날은 완전히 어두워졌고, 길은 더욱더 얼어붙어 미끄러웠어요. 언덕길에서는 차가 미끄러 질까봐 정말 긴장을 엄청 했어요. 오르막길은 특히 차들이 오르다가 윗길 차선에 진입하지 못한 차들 때문에 오르막 중간에 멈춰 있게 될 때가 있는 데, 빙판길은 한번에 올라가야지 멈추게 되면 잘못하다 바뀌가 미끄러운 길에 헛돌게 되요. 그러면 올라가지 못하고 뒤에는 차가 있어 내려가지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데, 이 정도만이면 그래도 다행이에요. 차가 뒤로 미끄러지게 되면 뒷차와 부딪치게 되고 다시 그 차는 그 뒷차와 부딪치게 되서, 엄청난 일이 벌어지게 돼요.

그래도 다행이었어요. 아무 일 없이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어요. 다만, 너무 긴장을 한 탓인지 몸에서 땀이 났고 다리에 힘이 많이 들어가 긴장이 풀리자 힘이 빠졌어요. 다음 약속에 늦은터라, 바로 지하철로 간 탓에 그렇게 정신을 놓고 있을 틈은 없었어요. 사실 다음 약속에도 차를 가져갈 생각이었지만, 위험하다 생각 해서 놓고 나갔어요.

오늘은 눈이 많이 내렸더라구요. 하루종일 집에 있다가, (신문이 온지도 몰랐어요) 어두워진 저녁쯤에야 밖으로 나가봤어요. 모임이 있어 나가야 되는 데, 춥기도 하고 귀찮기도 해서 차를 가져갈 생각이었어요. 만약 길이 얼어 있다면, 나가지 않을 생각이었구요. 근데 길은 어느새 다 녹았더라구요. 밤새 눈이 내려 어제보다도 더 세상이 얼어있을 줄 알았는데 말이죠. 나만 얼어있다고 생각했나봐요. 세상은 이미 녹아있었는데 말이죠.

모임에서 가서는 즐겁지 않았어요. 기분이 좋지 않아, 금방 집으로 돌아왔어요. 오늘은 허한 날이에요.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날. 지금 무얼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전혀 단단해지지 않은, 물렁해요. 나는 아직도 말이에요. 맞서기 보다는 피함이 아직도 익숙해요. 괜찮다 하는 건 모두 거짓말이에요. 언제쯤이나..

눈길 조심해요. 많이 녹긴 했지만, 빛이 비춰지지 않은 곳은 단단히 얼어있어요. 누군가 빛을 주지 않으면, 올 겨울 내내 녹지 않을지도 몰라요. 그리고 오늘 밤 또 눈이 내릴지 몰라요. 그럼 더 얼어붙어 단단해질지도 모르잖아요. 조심해요. 마음이 얼어 붙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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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비가 내리는 계절이 돌아왔어.
작년에 내가 보았던 비는 말이야..

창 밖으로만 바라볼 수 밖에 없었어.
그저.. 말이지..

오직, 내가 움직일 수 있었던건 손가락 뿐이었으니까.
그리고 지독하게도 온전한건 내 머리였어.
차라리, 생각할 수 없게 머리가 다쳤다면 나았을까.

올해도 여전히 비가 내리네..

.... 언젠가 부터 말줄임표를 쓰는게 싫어졌어.
쓸쓸해지는 것 같아서 말이야.
그런데 말이지..

오늘은 무척이나 어울리는 날이야..
말줄임표가 말이지..

빗소리가 들려.. 창 밖으로..

내가 원하면 나갈 수 있어..
하지만, 나가진 않을거야..
안에서, 내가 좋아하는 집에서 듣고 싶어..

비다.. 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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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새벽이다. 새벽. 모든 감성의 감각이 깨어있는 시간. 축복과 불행 모든게 조화스러운 시간. 새벽에 깨어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정의할 수 없는 시간. 아무리 이성적이라도 해도 이 시간만큼은 이성은 감성을 이기지 못해.

고양이는 저 뒤에서 밥을 먹어. 나와 함께 깨어있어. 내 품에서 오랜시간 안겨 있다가 말이지. 부드러운 회색빛 털과 섹시한 라인을 가진 고양이는 곧 잠이 들겠지. 좋아하는 의자에 누워서.

약해지는 시간. 하지만, 약해진다 하더라도 나는 이 시간을 사랑해. 사랑해. 무한한 시공간이 느껴지는 이 시간. 더할나위 없는. 어쩌면 잠이 든걸지도 몰라. 아늑하다.

이건 내 생각인데 말이야. 당신에겐 푸른 빛이 감도는 것 같아. 푸른 빛을 내는 planet. 온 우주 속에 당신이라는 planet. 나에게 푸른빛을 품어내는. 인간이라는 껍떼기를 쓰고 있지만, 난 알아. 당신은 인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운 푸른빛을 가진 planet 이라는 걸. 지금은 인간이기에, 인간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기에 이 새벽 더욱 빛나야 함에도 잠이들어 있겠지. 약하지만, 푸른 빛을 내고 있을거야. 안아주고 싶어. 푸른 빛의 당신을. 내 숨소리가 체온이 당신에게 에너지를 주어 당신이 다시 밤을 살아가는 planet 으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모든 존재가 정지되어 있을 것만 같은 이 새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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