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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4/07 gray london, gray london eye (7)

gray london, gray london eye


런던의 날씨는 정말 괴팍스럽다. 말로만 들었을 때는 그저 그렇구나 라고만 생각했었다. 실감을 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마른 하늘에 햇볓과 함께 거짓말 처럼 내리는 비는 그렇다 치자. 화창한 날씨가 오분만에 도시를 잡아먹을 듯이 검회색으로 도시 전체를 바꾸어 버리는 건 와서야 알 수 있었다. 누군가 글로서 말로서 아무리 말한다 한들 제대로 알 수 없는 것이 런던의 날씨였다. 와봐야 정말로 알 수 있는 괴팍스럽기 짝이 없는 날씨다.

비오는 것, 비오는 하늘, 공기, 바람, 냄새, 잿빛 하늘 모두 좋다. 화창한 파란색 날씨도 물론 좋다. 그런 하늘이면 밖으로 나가 햇빛을 쬐고 싶은 마음이 언제나 든다. 그러나 아름답다라고 생각하는건 회색의 잿빛 하늘이다. 런던에서는 매일같이 보는 하늘. 그래서 나는 런던이 좋다. 오기 전에는 상상만 했던 런던의 하늘과 색깔. 현관 문을 열면 언제나 맞이해주는 회색빛 하늘이 나는 너무나 좋다. 그래 이 맛이다. 이 냄새다. 이 풍경이다.

런던의 눈이다. 이름 한번 좋다. 이걸 타면 런던을 런던의 눈으로 볼 수 있는건가? 자신의 모습을 자신의 눈으로 거울 없이 본다는 것인데, 반사되는 거울 없이 본다는 것은 무엇일까. 자기 자신을 보는 것. 겉모습이 아니라, 내면을 본다는 것일까. 런던아이를 타고 정점에 올라가면 런던을 다 알 수 있을까. 눈으로가 아닌 느낄 수 있을까.

아직은 이르다. 아직은 사는 것이 아니라 나는 관광객인듯 하다. 런던의 일상 속에 좀 더 녹아들어가야만 제대로 런던아이를 탈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니 누군가에게 혹은 나에게 "런던아이 타러 가자" 라는 말은 아직 삼켜 두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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