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공지영의 책은 <수도원 기행>,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빛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그리고 얼마 전에 읽은 <네가 어떤 삶은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에요. 아, 공지영의 저서를 들추어보니 내용은 기억이 안나고 당시에는 저자는 관심이 없고, 그저 읽기만 했던 <봉순이 언니> 와 <고등어> 가 있네요.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책은 <빛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에요. 내용은 기억이 안나지만, 읽으면서 왠지 위안을 받는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나머지 책들도 그렇지만, 그 이후에 <빛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를 읽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은 책은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에요. 두 책 모두,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이기 때문일까요.

두 책에서 공지영이 보내는 편지의 말투와 문체는 참 편안해요. 화려하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담담하지도 않고, 위태위태 해 보이는 듯 하지만 약하지는 않는 그런. 어느 한 쪽의 개성이 넘쳐 흐르는 강렬한 문체가 아니라, 어느 쪽으로도 치우져지지 않으면서도 때론 격한 감정을 쏟아내듯 그리고 때론 절제하는 모습에서 그렇게 느껴졌나봐요. 언젠가 그런 말을 들을 적이 있어요. 내가 쓰는 글의 느낌이 공지영의 글과 느낌이 비슷하다고. 영향을 받은걸까요. 아무렴 어떨까요.

공지영이 <빛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를 쓰고 나서 받은 많은 질문이 공지영이 편지를 보내는 'J' 가 누구냐는 것이었다고 해요. 그에 대한 내용이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에서 잠깐 언급이 되는데, 기억으론 <누구나 될 수 있다> 라는 뉘앙스의 대답이었어요. 나도 한 때, J 가 누구일까 생각했었어요. 그러나 그게 중요할까요. <빛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에서는 J 에게, <내가 어떤 삶은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에서는 딸 위녕에게. 받는 이가 있다고는 하나, 정말 그들에게 한정되 있는 글이며 편지일까요.

나 또한 누군가에게 얘기하듯이 편지를 쓰는 듯이 쓸 때가 있어요. 가끔씩 누군가에게 얘기하고 편지를 쓰듯이 글을 써요. 그런 글을 올릴 때면 그 대상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이들도 있기도 해요. 때론 받는 이를 생각하면서 쓰기도, 또 때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어요. 그러나 대부분은 특정한 대상을 떠올리면서 글을 쓴 적은 그다지 많지 않아요. 대부분은 그저 '누군가' 에게 말하고 싶어 쓴 글이에요. 특정한 대상이 아닌 울려퍼지는 그리고 그 목소리가 되돌아와 내게 답장을 줄 것 같은 느낌으로. 그래서 그렇게 '누군가' 에게 쓰는 것일지도 몰라요. 지금처럼..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앞으로도 이 블로그의 포스팅을 보고 싶으시면, 이 블로그의 RSS 를 추가하세요! :)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하늘모서리 2009/03/28 15:2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안녕하세요? 티스토리 초대장 신청하려고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저는 올해 대학교 입학해서 09학번으로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여서
    학과 특성상 영화,출판,광고 등 각계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분들의
    특강을 매주 듣습니다 거기에 학교에서 들을 수 있는 학외 연사
    분들의 특강을 듣고 리뷰를 올리고 싶어서 티스토리 신청을 합니다.
    원래 네이버블로그를 썼었는데 이제는 네이버나 다음같은 곳에
    구속되지않고 저만의 IP주소를 가지고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마음에
    티스토리 블로그를 개설하고 싶습니다. 특강리뷰외에도
    앞으로 4년여동안 대학생활을 할 저를 감시하고 또 격려해줄
    그런 일기장같은 곳으로도 만들고 싶구요
    정말 뜻깊은 시간을 기록 하고 싶습니다 ㅠㅠ
    앞으로 저는 광고와 디자인을 총괄하는 마케팅 전문가 CMO가 되고 싶은데요
    그에 걸맞는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스터디플래너 역할도 할 수 있는 블로그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젠 핸드폰사진을 올리는 방법도 겨우 터득해서
    부디 제가 좋은 스타트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부탁드립니다 ㅠㅠ^^!!!!!!!

  2. 2009/03/28 15:3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 입니다

  3. dolbook 2009/04/29 12:2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제가 이용하는 책공유 도서관 추천 좀 할께요.
    온라인에서 택배로 책을 대출받는 곳입니다.
    기존의 공공도서관 이용하기 불편하셨던 분들이나
    새로운 책이 나올때마다 책값에 부담느끼시는분은 꼭 들러주세요

    http://dolbook.kr/?=0

    주인장님 이런글 올려서 기분상하셨다면 죄송합니다.
    이 정보가 필요하신분들이 있을지모르니 좀 봐주세요^-^


3월. 이제는 지났다고 해야할까. 지난 겨울, 떠나기로 확정 됐던 브라질은 일행의 사정으로 결국 못가게 됐다. 브라질, 이미 못가버렸지만 사실 처음부터 브라질을 가려고 했던건 아니었다. 학교의 지원으로 가는 여행이었기에, 되도록이면 학교의 입맛에 맞추어 계획을 짜야했다. 처음엔 팀장인 내 입김으로 쿠바에 가자고 했다. 헌데, 조사와 회의중에 쿠바에 한국대사관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한국대사관이 없다면 안전의 문제로 뽑히는데 불이익이 있을 듯 싶어, 또 다른 남미 계획서를 쓰기 쉬울것 같고 만만할 것 같은 브라질을 선택했고 합격했다.

쿠바. 세번즈음 가본 인도 외에 가보지 못한 곳 중의 로망이다. 쿠바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고는 사회주의국가, 체게바라 평전을 통한 쿠바의 역사, 그리고 째즈. 영화 '부에나비스타 쇼설클럽' 은 언제든 보려고 보관해둔 희망영화. 

얼마 전,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들린 한 카페에 들렸다. 할 일이 없었던 난 카페의 책장으로 가 무심코 한권의 책을 뽑아 들었다. 쿠바.

다음에 내가 갈 곳은 어쩌면 쿠바일까. 그렇다면 언제쯤. 인도가 아닌 쿠바에 가게 될까. 가고 싶다. 그 곳에 있는 나는 어떠할까. 어떤 것을 보고 어떤 것을 듣고 어떤 냄새를 맡으며 무얼 느끼고 될까. 그 곳에 가면 나도 그들과 몸에 맞추어 춤을 출 수 있을까.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앞으로도 이 블로그의 포스팅을 보고 싶으시면, 이 블로그의 RSS 를 추가하세요! :)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아톰 2009/03/02 22:1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그곳에 가면 나도 그들과 몸에 맞추어 춤을 출 수 있을까.'
    그곳에 가시게 되면, 그곳이 마리화나님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느낌과 만나실지도 모르겠어요.
    꼭 그 날이 오기를 바래요.

  2. PPT 커뮤니케이션즈 2009/03/03 02:4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언젠가는 꼭 쿠바 가실 수 있으시겠죠.

    사진 속 아이의 눈빛이 매우 묘하네요.

  3. icanfeelyou 2009/03/04 23:5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쿠바! 말만 들어도 설레는걸요. :D
    저도 올해는 밖에서 사진좀 찍어와야할텐데요.

  4. 사춘기 소년 2009/03/05 22:0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안녕하세요. 사춘기 소년입니다. 좀....오랜만이죠? 사이트를 하나 만들었어요. 혹시 몰라서, 살짝 링크 걸어놓고 갑니다.

    • marihuana 2009/03/06 11:54  address  modify / delete

      소년님 오랜만이에요.
      소식이 없더니, 이런 사이트를 준비하셨군요.
      들려서 흔적 남길게요. :)

  5. montreal florist 2009/10/14 06:2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굉장히 멋있다고 하더라구여, 북미의 유명한 휴양지라서 완벽한 휴양지 자체의 모습이져, 자연스러운 분위기는 아니예여

20대 남자로서는 공감이 가지 않은, 그러나..

갑자기 일본 소설이 읽고 싶어졌다. 그래서 도서관에 가서 이전부터 읽으려고 했던 나쓰메 소세키의 <고양이로소이다>를 찾다가 집어버린 책.

나로서는 공감이 가지 않았다. 나는 소년도 소녀도 아닌, 이젠 청년이라고 말할 수 있는 나이이다. 이제까지 에쿠니 가오리의 어떻게 보면 비정상적인 관계에서의 '사랑' 을 다루는 소설을 좋아했다. 일본 소설 특유의 극단적이지 않은 담담함. 일본 영화에서도 보여주듯이. 그런 관계 속에서 담담함이 좋았다.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는 오랜뒤에 읽은 에쿠니 가오리 소설 또는 일본 소설이었다. 어떤 내용인지 모르고 봤기에, 이전에 읽었고 좋았던 <낙하하는 저녁>, <냉정과 열정사이>, <반짝반짝 빛나는> 과 같은 분위기나 내용이라고 생각했다. 허나, 10대 중반즈음에 여학생들의 이야기. 같은 학교의 같은 교실에서 공부하고 생활하는 여자 아이들의 이야기. 20대의 남자인 내가 공감할 거리는 아무것도 없었다.

비록, 내가 공감할 거리는 없었다고 해도 한가지 사실. 비슷한 감성과 이성을 가지고 같은 공간에서 생활을 하면서도 사실은 너무나도 우리들은 서로와 다르다는 것이다. 같은 교실에서 생활하는 여자 아이들을 개개인에 초점을 맞춰 단편으로 구성해 보여주는 것이 그러했다. 같은 생각보다 다른 생각. 같다고 생각해버릴지 모르지만, 나와는 그리고 너와는 전혀 다른 너와 나. 그것이 내가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에서 느낀 유일함이었다.

옮긴이는 언제나 그랬듯 김난주였다. 사실, 역자 후기를 읽지 않으려고 했는데 읽게 됐다. 소설을 읽으면서 왜 제목이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라고 지었을까 라고 생각했는데, 역자 후기에서 역자가 해설처럼 달아놓았다. 하지만 그게 내게 와 닷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내 생각이 역자의 해설에 지배될뻔도 했다. (이런 사실 때문에 개인적으로 fact 를 다룬 책이나 내용 외에는 주석이나 해설을 읽지 않으려고 한다. 내 생각이 다른 이의 생각으로 인해 잠식 되어버릴까봐) 나는 아직도 제목과 소설 내용의 연관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감성적 느낌으로 받아들이기에도 뭔가 약한 느낌. 와닷지 않는다. 중요하지 않기에, 굳이 더 생각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사실.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 6점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소담출판사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앞으로도 이 블로그의 포스팅을 보고 싶으시면, 이 블로그의 RSS 를 추가하세요! :)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riring 2008/03/02 20:5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에쿠니가오리는 호텔선인장 제일 좋았던거 같아요. 요즘엔 말랑말랑한 일본소설 잘 안읽게 되더라구요.

    • marihuana_ 2008/03/03 20:46  address  modify / delete

      호텔선인장은 아직 못읽어봤어요. 읽고 있는, 읽어야 하는 책들 다 읽고 나면 읽어볼까요. 저도 요즘엔 일본소설 예전처럼은 안읽게 되네요. 실용서가 많은..

  2. geistfrei 2008/03/03 23:3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는 뭐랄까...일본 소설은 너무 소심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읽을 때 힘들어요.
    정말 사소한 것들도
    저렇게 온갖 감각을 다 곤두세워서
    미묘하게 묘사해내는 것이
    나한테는 안와닿더라구요...

    내가 둔한건가 단순한건가?

    • marihuana_ 2008/03/03 23:56  address  modify / delete

      섬세하다고 말하는 그럼 문체나 표현등이 저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아요. 다만, 독특한 비정상적 관계나 일상과 상황에서의 관계의 담담함 같은게 좋더라구요. 별거 없구나, 사람 사는게 뭐. 약간은 허무하고 염세적이기도 하지만요.

  3. geistfrei 2008/03/04 00:3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별거 없구나...딱 그 느낌이에요...두려운 느낌인데 ㅎ

  4. 아톰 2008/10/19 01:3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요즘 현대 작가들 자체가 워낙 '자기만의 스타일'을 창조해가는 편이라서, 글을 잘 쓴다, 좋은 글이다, 그런 말보다도 이 작가의 스타일은 이렇다.라고 이야기하는 편이 더 이해하기 쉬운게 요즘 분위기 같아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팬이다보니 자연스레 일본 현대 소설들을 웬만큼 읽게 됐고, 일본 현대 소설 판(?);분위기도 제 취향대로는 읽고 있는 편인데 에쿠니 가오리는 그 중에서도 아주 재능있다고 생각하는 몇 안되는 작가중 한명이랍니다..^^; 문체가 여성적이고,문체 뿐만 아니라 글을 감싸는 분위기도 말그대로 머리 감고 안말린채 풀어놓은 여자의 긴 생머리 같은 느낌.... 근데 그런 느낌이 실제 '일본'이라는 데서 온 것도 큰것 같아요. 아마 일본의 그 주체할 수 없는 '휑함'을 좋아하시는 분이거나 친숙하시다면 이 작가의 글이 더 편하실 거고 그게 아니면...^^; 글쎄요. 저는 상상이 안되네요.
    근데.. 이걸 남자분이 읽는다고 생각하니 좀 상상이 안되긴 하네요...^^; 읽은지 몇년 됐는데, 이 포스팅 읽으면서 다시 떠올려봐도 줄거리는 하나도 기억 안나지만 책이 풍겼던 특유의 느낌들은 아직도 선선한 듯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