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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09 행복하기 위해 인간 스스로가 주는 처방 ‘인지 부조화’

행복하기 위해 인간 스스로가 주는 처방 ‘인지 부조화’

얼마 전에 일어난 일이다. 친구들과 어디라도 다녀올 겸 해서 차를 가지고 집에서 학교로 향했다. 모든 일에서 항상 조심 또 조심으로 안전을 기하고, 긴장을 늦추지 않는 나인데 유독 그 날, 한 순간에 긴장을 놓고 사이드 미러와 백미러를 보지 않고 서행 후진을 하다가 뒤에 주차되어 있던 차와 부딪혀 버렸다. 후진하는  뒷 공간이 부족했던 것도 아니었다. 사고 뒤에 보험사에 연락 해 신속하게 처리를 했지만, 정말 어이없는 실수로 사고를 냈다는 점에 짜증이 나고 나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 그 날 내내 무슨 일을 하던 지간에 사고에 대한 생각 때문에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즐거워야 할 주말이 엉망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러다가 계속 짜증이 나 있고 계속 신경을 쓰고 있는 날 보던 평소에도 무척이나 낙천적인 성격인 여자 친구가 한 마디 했다. “어차피 보험료 사고 안 나면 보험사에서 그냥 가져가는 거야. 근데 사고 났으니까 오빠가 낸 보험료 제대로 쓴 거야, 그러니까 그렇게 신경 쓰지마.”

여자 친구의 말을 듣고 난 이후엔 손해가 아니라 보험료 낸 걸 찾아서 쓴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어차피 사고 안 나면 비싼 보험료 그냥 날리는 건데, 큰 사고가 아니라 조그만 사고로 제대로 보험료 낸 거 이용 한다 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한 이후엔 마음이 편해지고 신경도 덜 쓰게 됐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따져보자. 사실 따지고 보면 보험료를 내고 사고를 냈다 하더라도 사고에 따라 다음 보험 계약 때 할증이 붙고 하는 걸 감안하면, 내가 낸 보험료를 제대로 쓴 것이 아니라 어찌되었든 손실을 더 본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여자 친구가 내게 말 한 대로 생각하고 편하게 마음도 가지게 됐다.

나는 분명 자동차 사고로 인해 심리적 불편함을 계속 가지고 있었다. 그로인해 해야 하는 일들, 즐거운 일들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됐다. 하지만, 심리적인 불편함을 여자치구의 말을 듣고 합리화 시킴으로써 불편함을 감소시켰다. 이에 따라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자동차 사고와 보험료에 대한 태도를 내가 저지른 행동에 따라 변경 했다. 이는 즉, ‘인지부조화’가 작용 한 것이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인지부조화를 달고 산다. 물건을 구매하고 나서, 수강신청을 할 때, 점심 식사를 고르고 먹고 나서, 미팅에 나가서 이성을 고르고 나서 등 생활 속 곳곳에서 무엇인가 행동한 후 그 행동이 불편함을 가지게 된다면 그 행동이나 대상에 대해 불편함을 감소시키기 위해 태도를 변경하는 것이다. 
 
나는 이렇게 인간이 달고 다니고 삶 속에서 떨어뜨릴 수 없는 인지부조화가 인간 자신이 스스로 행복하기 위해 주는 처방이 아닐까 싶다. 자신의 평소 태도와는 반대로 행동함으로 인해 스트레스와 불편함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그 것만큼 안 좋은 것이 없을 것이다. 무슨 일을 하던 내내 신경을 쓰고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이고, 그로 인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곧 신체적인 문제까지도 일으킬 것이다. 그러기 전에 인간이 스스로에게 ‘인지부조화’ 라는 것을 처방하는 것이다. 이처럼 멋진 처방이 또 어디 있을까. 인간은 스스로가 스스로를 지키고 행복하게 살아가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스스로에게 미리 인지부조화라는 행복을 위한 처방을 하는 것 같다. 행복을 위한 처방 ‘인지부조화’ 멋지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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