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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02 델리의 골목길에서 만나다 (8)

델리의 골목길에서 만나다

델리, 2005.

델리 코넛 플레이스를 둘러보고 난 후, 빠하르간지로 돌아가기 위해 지하철을 찾아 돌아다녔을 때일 것이다. 지도를 보며 찾아 가는데도 쉽지 않아 해매게 됐다. 그러다가 어떤 한적한 골목길에서 만난 이들이다.

번화가나 큰길이 아니라, 현지인들만 다니는 골목길이라 내가 아무리 골목길을 좋아한다 하더라도 첫 해외 여행에서 처음 맞딱드리는 인도의 골목이라 두려움이 조금 일어났었다. 왠지 동네 양아치들처럼 시비를 걸어오지 않을까, 그렇다면 어떻게 대처해야할까 하면서 전전긍긍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나의 다행이도 생각은 과장된 상상이었다.

이들을 보며 사진을 찍고 싶은데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 때에는 표정이 그리 밝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를 신기한 외국인처럼 쳐다보는게 아니라 철저히 이방인 것처럼 경계하는 듯 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는 슬며시 카메라를 들어 사진을 찍었다. 뭐라고 하면 미안하다고 하며 사과를 할 작정이었다. 하지만, 이 또한 과장된 걱정이었다. 무리 중 두명은 무심한 듯 보였고 두명은 저런 센스있는 표정을 지었다. 혹은 지어 주었다. (오래되서 기억이.. 기억이..)

카메라를 보며 표정을 지은 두 사람과 나와 카메라보다 다른 곳에 더 관심이 있는 두 사람. 혹은 피했던 두 사람. 한 장의 사진에 다양한 모습이 담겼다. 이런 모습 때문에 골목길이 나는 좋다. 다른 곳보다도 다양한 모습, 표정을 담기 좋은 곳이니까.

관광지 위주보다 이름 없는 골목이 나는 훨씬 좋다. 그래서 나는 왠만한 관광지나 유적지는 잘 가지 않았고, 특히 돈 내고 가는 관광지는 고려하지 않고 거의 무조건 가지 않았다. 그리하여 가이드북에 나오는 수 많은 관광지 사진이 나는 없다. 그러니 내게 "인도 거기 무슨 유적지 어땠어?" 라고 묻지 마시라. 대신 "인도 사람들 어땠어?" 라고 물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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