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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5/28 당신은 언제까지나 나의 연인이에요 (7)
  2. 2010/09/28 6년의 시간을 함께 한, 그리고 헤어짐에 관하여

당신은 언제까지나 나의 연인이에요


당신은 이미 가버리고 없어요. 이제는 가끔씩은 당신이 떠오르는 날이, 그 날 이후로는 적어졌어요. 매일같이 똑같이 당신이 떠올렸다면 나는 정말로 당신을 따라갈 수 있는 힘이 생겼을지 몰라요. 미안해요. 당신을 따라가지 못한게. 알고 있어요. 내가 당신을 따라가면 당신을 나를 때리며 화를 낼 것을. 그러나 나는 또 알아요. 그렇다 하더라도, 마음 한켠엔 가장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다는 것을. 어떠한 이유에서건, 그 곳이 어디이건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모든 것들을 용서하게 만들어 버린다는 것을. 서로를 둘러싼 모든 이들과 모든 것들의 슬픔을 뒤로 하더라도, 함께 같은 곳에서 어루 만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우리가 그렇게 우리만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이기적이게 되어버린다고 할지라도, 나는 알아요. 당신이 기뻐할 것을. 당신 곁으로 간다면 말이에요.

미안해요. 정말. 당신이 있는 곳으로 함께 가지 못해서. 나는 아마도 이 곳에서 계속 살아가게 될거에요. 근데 알고 있죠. 당신도. 나는 태어나서 한번도 나의 태어남을 스스로 축복해 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생일도 그다지 챙기지 않아요. 혼자서 그냥 보내는 날이 많았죠. 부모님에겐 참 미안한 일이에요. 그렇기에 나는 부모님에게 힘이 든 모습을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어요.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거구요. 그렇게 부모님은 날 아직도 수줍음이 많고 내성적인 아들로만 알고 있을 뿐이에요. 나는 여전히 사는 것이 행복하지 않아요. 그리고 행복하려고 그렇게 노력해 본 적도 없어요. 당신을 만나고 싶었어요. 당신을 만나면 어떻게든 될 것 같았어요.

행복하지 않은 건, 행복한 것 자체도 힘이 드는 일이기 때문이에요. 미소 짓는 것, 웃는 것 너무나 행복해서 눈물이 나는 것도 힘이 들어요. 나는 처음부터 이러했을까요. 나는 작은 아이였어요. 반에서 항상 5번이 넘지 않았고, 작은 체구에 여자아이들에게도 가끔은 얻어맞기도 했어요. 쑥스럼이 많아서 말이 없고, 사람들 앞에서 말해야 될 상황이 생기면 죽을 것 같이 심장이 빨리 뛰었어요. 그렇게 나는 작은 아이였고, 많은 일들을 감당할 만한 마음을 가진 아이가 아니었어요. 지금도 마찬가지에요. 그래서 나는 이제 지쳐버렸나봐요. 생애를 통해 나누어 써야할 에너지를 너무 빨리 소모해버린 것일지도 몰라요.

나는 죽음 이후에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했어요. 천국이든 지옥이든, 생 이후에 또 다른 생이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힘이 드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존재 자체가 너무나 힘이 드니까요. 그래서 난 되도록이면 빨리 죽고 싶었어요. 내 존재가 세상에서 없어진다는 건 무섭지 않아요. 오히려 편한걸요. 하지만, 과정이 무서워요. 그리고 부모님의 존재. 이 두가지가 아니었다면, 나는 나 스스로에 의해 당신을 만나기도 전에 갈 수 있었을지도 몰라요. 죽음 이후는 오히려 편해지는. 아니, 편해진다는 것 자체를 느낄 수 없겠죠. 내 존재가 없으니. 그 것이 가장 원하는 거였어요.

그러나, 나는 이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아니, 못해요. 무엇이든 존재해야 해요. 다음 생이 되었든, 지옥이든 천국이든, 당신을 만날 수 있고 볼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있어야 해요. 당신은 나에게 내가 죽어서야 풀릴지도 모를 문제를 남겨두고 갔어요. 너무, 야속합니다. 당신을 만나면 꼭 한소리 해야겠어요. 하지만, 못하겠죠. 그냥 눈물이 흐르겠죠. 당신을 드디어 보았다는 그 자체가 나에게 아무 말도 못하게 만들겠죠.

당신에 내게 남겨놓은 편지. 나는 읽지 못하고 있어요. 아마 평생을 읽지 못할지도 몰라요. 당신이 내게 할 수 있는 마지막 말이기 때문. 그게 지금 이렇게 그나마 버틸 수 있게 만들 수 있는 거에요. 그 것마저 없다면, 나는 당신에게 가지도 못한채, 여기서도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내가 가장 힘이 드는게 뭔지 알아요? 나는 빨리 이 곳을 벗어나고 싶습니다. 그러나 나는 분명 스스로는 나의 생을 끊지 못할거에요. 정말 무척이나 날 힘이들게 만드는 건, 앞으로 살아갈 날이 살아온 날보다 더 많이 남았을 거라는 거에요. 더군다나 갈수록 인간의 수명은 길어지고 있고 말이에요. 내가 가장 원하는 건, 당신을 만나는 겁니다. 여기서는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에요. 나는 그 순간을 기다립니다. 하루하루를 바삐 지내 빨리 지나 간다고 생각이 드는데, 얼마나 지났을까 돌이켜보면 아직도에요. 나이 드는 것은 나에겐 쓸쓸함이 아니라 좋은 일이에요. 한살 한살 먹어감으로 당신 곁에 가까워진다는 것을 의미하니까요.
 
미안해요. 매일같이 떠올려 주지 않을지도 몰라요. 허나, 당신은 알거에요. 내가 하는 말들이 진심이라는 것을. 나는 계속해서 당신이 아닌 다른 이를 만나게 될거고, 좋아하게 될 겁니다. 그 것이 가능하다면 말이에요. 그러나 걱정하지 말아요. 당신을 잊을 수는 없으니. 나는 당신을 다른 이가 나에게 당신을 불러 주는 방법으로 당신을 내 안에 새겼습니다. 그러니, 잊으려고 해도 절대 잊을 수 없어요. 잊으려고 하지도 않을 거고, 오히려 잊지 않으려고 할거에요.

날 데려갈 수 있다면, 데려가줘요. 말했잖아요. 알잖아요. 서로. 우리가 이기적이라 하더라도, 그 무엇보다도 같이 있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우리가 제일 바라는 것임을. 무책임하다 하더라도, 그게 가장 행복한 거라는 것을. 왜냐하면, 당신과 나는 연인이니까요. 이렇게 함께 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당신은 언제까지나 나의 연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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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의 시간을 함께 한, 그리고 헤어짐에 관하여


1.

지금 무언가 집중해서 쏟아내지 않으면 도저히 견딜 수가 없을 것 같아, 글을 쓰기로 마음을 먹었다. 가슴이 먹먹해져, 입에서는 침이 마르고 단내가 나는 듯 하면서 속에서 헛구역질이 계속이다. 너무나도 고요한 방이 싫어, 글을 쓰는 동안에는 타자 소리에만 집중하던 습관을 깨버리고 패닉의 '내 낡은 서랍 속의 바다' 를 틀었다. 온기가 사라진 방은 썰렁하기 그지 없고, 겨울인듯한 런던의 날씨에도 보일러를 틀지 않고 이빨을 지끈 물고 글을 쓰는데 집중하고 있다. 견디기 위해서는 뭐라도 해야 한다. 토해내고 쏟아내고 싶다. 그 무엇이든 간에 이 순간이 너무 힘들다.

참으로 오랜만인 것 같다. 헤어짐이란 아직도 익숙하지가 않다.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면서 만나고 헤어짐에도 익숙하다고 생각이라도 했었나 모르겠지만, 이렇게 슬프게 다가오리라고는 생각치도 못했다. 가슴 한켠이 유치한 유행가 가사처럼 뻥 뚤린 듯 하고, 나사가 하나 풀린 듯이 눈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힘이 든다. 런던에 오기 전, 그리고 오고 나서는 다시는 헤어짐을 반복하지 않으려고 했다. 누구가 됐던 간에 헤어짐이란 그 자체가 너무나도 가슴 아파오는 일임을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알게 되었다. 더군다나 마음을 쏟은, 그런 헤어짐은 더이상은 힘이 들어졌다. 약해진 것일까. 떠남이야 주체적인 다른 감정을 동반함으로 슬픔이 무뎌지게 되지만, 남겨짐은 그 어찌할 수 없는 수동적인 일이라 슬픔이 배가 되어질 수 밖에 없다.


2.

6년을 함께 해 왔던, 헤어졌다.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일이라. 실감도 나지 않았다. 가슴이 아려오는 일은 문득 내 옆에 없다는 생각이 불쑥 들어올 때였다. 한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헤어짐이었다. 6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내게 지난 6년간은 그 이전의 10년의 학창 시절보다도 특별하다. 많은 일들이 있었고 보다 내가 성숙하고 고뇌하고 힘든 시기였다. 처음 여행을 하고, 장애인이 될지도 몰랐던 교통사고를 당했고, 지금 생각해도 정말로 사랑이었다고 의심치 않는 만남, 런던이라는 곳으로의 유학. 지난 6년은 내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시기다. 그런 시간을 함께 했왔던, 헤어졌다. 즐거웠던, 슬펐던, 힘들었던, 모든 순간들을 함께 했었다. 모든 여행을 함께 했고, 교통사고가 나는 순간에도 살아남아 주었던. 때론 돈이라는 것을 가져다 주기도 했던.

내 사람들과 나의 추억을 담아 주었고, 오랜 친구였고 연인이었다. 처음에는 실감이 나지 않았다. 너무 오래 함께 했었기 때문에 떨어짐과 헤어짐을 온 몸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음일까. 사랑한다고 일부러 생각한 적은 없었다. 소중함으로 아껴서 다루지도 않았다. 옆에 항상 있을거라 내가 소홀히 했던 것일까. 그래서 헤어짐이 어떤 감정일지 몰랐다.

사랑하던 연인과 헤어지는 순간, 슬픔이 그 순간 올라오지는 않았던 것 같다. 제일 현실로서 다가오는 순간은 헤어지는 그 순간이 아니라, 헤어지고 잠이 들고 다음 날 일어나는 그 순간이다. 이게 현실이구나. 이제 내가 사랑하던, 아직도 사랑하는 그 사람은 내 옆에 이젠 없다는 것이 물밀려와 참을 수가 없어진다. 이번 헤어짐도 마찬가지였다. 감정을 가지지 않았었던, 그래서 이럴줄은 몰랐다. 바르셀로나를 떠나던 날, 헤어진 연인을 남겨두고 오는 기분에 울음이 나올 것만 같았다. 참았다. 내가 울면 안되는 이유가 있었다. 6년간 함께 한, 의식하지 않았지만 그 무엇보다 소중했고 사랑했었음을 그리고 남겨두고 올 수 밖에 없음에, 그저 속으로 울 수 밖에 없었다.


3.

잠을 자고 내일 아침이면 나는 어떻게 될까. 식욕이 없다. 토할 것 같다. 춥다. 가을 아닌 겨울이다. 나는 런던에 있다. 돌아가는 날이 멀게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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