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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8/14 여행 중 내 사진 (7)
여행 중 내 사진
travel/08 India 2009/08/14 07:12
사진 찍는 사람들이 으레 그렇듯 내게도 내 사진이 별로 없다. 더군다나 찍히기를 싫어하는 것 까지는 아니지만, 열심히 찍히려 하지도 않기 때문에 더욱 내 사진이 없다. 그런데 다른 사람의 카메라에 찍힌 내 사진조차 찾으려 하는 노력도 보이질 않으니 어쩌겠는가.
밤낮이 바껴버린 요즈음, 어쩐 일인지 자정 쯔음부터 졸음이 쏟아져 한밤 중에 오랜만에 잠이 들었다. 3시간즈음 잤으려나, 울리는 문자 소리에 깨어버렸다. 다시 잠을 청해보려 했지만, 몸만 피곤한채 잠은 들지 않을 것만 같았다. 어쩌면 잠이 들었을지도 모르지만, 느낌이란게 잠을 잘 수 없을 것만 같아 금새 포기하고 일어나 버렸다.
습관처럼 잠든 아이맥을 깨우고 자주 가는 사이트들을 한시간을 둘러보던 중, 오랜만에 여행 사진과 글이나 올려볼까 하는 마음에 하드를 뒤졌다. 작년 여름 인도여행 때쯤 날짜 폴더를 대충 클릭했다. 그런데 생각치 못했던 사진들이 나왔다. 내가 찍은 사진들이 아닌, 다른 이의 사진들. 그 폴더는 나의 것이 아니라 함께 동행했던 동생 영록이의 것이었다. 그랬다. 여행 중, 난 동행 중 유일하게 외장하드를 챙겨갔다. 여행 중간즈음 영록이의 메모리 카드가 풀이 되었다. 그래서 나의 외장하드에 담게 되어 아직도 나의 하드에 남아 있던 것이다.
영록이의 사진들을 보다 내 사진을 발견했다. 신기하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했다. 이런 모습이었구나. 여행에서의 나는 이랬구나. 새삼스러웠다. 멋진 모습은 하나도 없고 추한 모습들만 가득했다. 워낙에 신경을 쓰지 않고 대충 다녔지만, 이 정도일줄이야. 다음 여행 때는 신경 좀 써야 겠다는 생각이 확 들었다. 더불어 잘라버린 긴 머리의 모습들. 다시 머리를 길러보고 싶은 생각도 일었다.
그리고 한 가지 생각. 추하든 멋지든 내 사진을 좀 더 남겨놓고 싶다는 생각. 사진을 찍고 싶고, 이젠 찍히고도 싶다. 어떤 모습이던 부끄럽지 않을 것 같다. 이젠.
add. 아, 수강신청... 조금 뒤엔 전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