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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0/19 현재를 살지 못하고 과거에 집착한다는 것 (1)
- 2010/10/12 으레 이맘이 되면 나는 앓는다 (1)
- 2010/08/03 나는 모든 것이 명확해 지는 그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5)
현재를 살지 못하고 과거에 집착한다는 것
nothing/thought 2010/10/19 07:32
오래전 한 친구는 내게 현재와 앞으로를 살라고 했다. 과거라는 것에 너무 얽매여 사는 것 같다고. 분명하진 않지만, 그러한 말이였다. 마치 과거를 살아가려는 것 같다고. 지나간 것들을 무시할 순 없지만, 다시 살아갈 수는 없다고. 나는 그러한가. 사람이 분명 과거를 잊어버린채로 살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내가 과거에 집착한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지나간 일들에 대해 후회하지도 않았다. 후회한들 되돌이킬수도 없는 것이고, 되돌릴 생각도 하지 않았다. 요즘은 내가 어떤 생각으로 지내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자꾸만 무언가를 잃어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마치 조금씩 그 미덥지 못한 나 자신조차도 잃어가는 것 같다. 자꾸만 정신을 놓아버린채 지내는 날들이 많다. 뭔가를 하고 있지만, 분명하지 않다. 가끔은 내가 이 곳에 왜 와 있는지 모를 때도 있다.
다시 그 친구가 내게 했던 말을 상기해보자. 과거를 사는 것 같다는 것. 한순간이라도 지나가면 계속해서 과거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느 과거부터 살아가고 있는걸까. 그리고 어디까지의 과거를 살아가려고 하는걸까. 어느 순간부터 나의 감정들과 성향들이 들어나고 짙어지기 시작했다. 하나씩 알아가면서 나는 성숙해진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다. 과거는 계속해서 거듭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먼지가 한겹 한겹 쌓이듯이 과거도 마찬가지다. 나는 그 거듭된 과거들을 계속해서 살아가는걸까.
마치 그런걸까 나는. 현재를 살아가는 것이 과거를 만들기 위해서이고 만들어낸 그 과거 속에 살아가려고 함일까. 그러면 과거를 더 이상 만들어낼 수 없게 되는 그 순간, 나는 그 순간에는 후회를 할까 아니면 여전히 후회 같은건 하지 않을까. 여전히 나는 모든 것에 대해 모르겠다.
으레 이맘이 되면 나는 앓는다
nothing/thought 2010/10/12 04:57
반복이다. 환절기가 되면 감기가 극성이다. 몸이 변화를 적응하지 못해서일까. 심한 일교차에 아직 몸은 다가오는 계절을 느끼지도 못하던 찰나에 당해버리는 걸까. 여름의 더위에 지친 몸은 아직 가을을 받아들이기가 힘드나보다. 준비도 하지 못했나보다. 아니면 혹은 다른 것이 문제이지 않을까.
여름에도 왠만하면 반팔을 입지 않고,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자켓을 입고 9월에도 코트를 입고 목도리를 하기도 했다. 그러니 춥게 있어서 앓기 시작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럼 뭘까.
한동안 여행과 학교를 함께 다니면서 쉴 틈이 없었다. 주말조차도 없었고, 몸은 정말 지칠대로 지쳐있었다. 수술을 몇번이고 받은 내 다리는 만신창이가 된 듯 가끔씩 열을 내기도 했다. 그래도 평소보다 더 많이 먹고 덜 자더라도 견디어졌다. 신기할 노릇이었다. 여행이 다 끝난 후에는 이제 쉴수도 있음에도 나는 앓기 시작했다. 평소보다도 덜 먹게 되었고, 더 많이 자도 하루를 보내는 것이 힘들어졌다. 조금 쉬면 나아지겠지 하는 생각에 온 주말을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보내기도 했다. 그런데도 좋아지지가 않는다.
마음이 먼저 앓는다. 앓기 시작하면 몸도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앓기 시작한다. 모든 패턴을 잃고 방황하기 시작한다. 만사가 다 귀찮아지고, 사람 만나는 일도 지겨워진다. 누군가가 내게 말을 걸까봐 일부러 돌아서 가기도 하고 방 안에만 계속 틀어박혀 지낸다. 그래도 소통은 가끔씩 하고 싶지만, 얼굴을 마주하고 소통하는 것은 힘이 든다. 그래서 글을 쓰는 날이 많아지게 된다.
런던에 와서 한번도 그리 힘들었던 적은 없었다.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그리 가져본 적도 없었다. 지금은. 돌아가고 싶다. 향수병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 것과는 다르다. 그저 나는 이 곳에 혼자 있는게 싫을 뿐이다. 의지할 곳 없다는 사실이 참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견디어야 할 몫이지만, 순간이 힘들기 떄문에 나약해서 말이지 제대로 할 수나 있을까 내 자신이 걱정된다.
어젯 밤에는 약을 두봉지나 먹고 잤다. 혹시나 아침이 되면 낫지 않을까 해서였다. 일어나서는 낫기는 커녕 목와 입에서 약냄새만 진동할 뿐 더 심해져 버렸다. 어떡하라는건지.
으레 이 맘 때면 앓았지만, 올 해도 마찬가지인가. 그 일이 계기였을까..
나는 모든 것이 명확해 지는 그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nothing/london 2010/08/03 03:47
광대들은 어찌하여 그 높은 곳의 줄 위에서 균형감을 유지 할 수 있을까. 뭐가 더 어려울까. 줄 위의 균형과 삶의 균형. 분명 위험한 삶의 줄 위에서도 광대들의 줄 위에서처럼 신기할정도의 균형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나는 그들이 부럽다. 어찌하면 그런 균형감을 가질 수 있을까. 나도 광대처럼 살 수있을까. 삶 이라는 줄 위에서 광대들의 놀음처럼 마치 비웃듯이 그럴 수 있을까.
런던에 와서는 잠을 더욱 못 자는 듯 하다. 깊게 잠이 들지 못하는건 더 심해진 듯 하다. 지친 몸으로 학교를 가고 다녀와선 꼭 쉬어야지, 낮잠을 조금이라도 자야지 하면서 잠을 청하지만, 몇시간이 지나도 잠이 들지 못하고 결국은 일어나버린다. 도대체 언제 잠을 자야 하는 건가. 그래서인가. 눈을 뜨는 일이 힘들다. 눈이 매말라오고, 마른 눈을 뜨고 있기 힘들어 눈물을 흘려보지만 그 동안의 메마른 눈을 적시기에는 부족한지 금새 말라 다시 눈을 뜨기가 힘들어진다.
모든 것이 잡히지 않는다. 마른 눈을 비비지만, 뜨고 있는 것 조차도 힘든 것이 어찌하여 앞을 볼 수 있을까. 갈수록 눈이 멀어만 가는 것 같다. 이 상태로라면 인도에 가더라도 울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울면서 눈물을 흘려댄다면 그 건, 살기 위해 앞을 보기 위해 흘리는 눈물일 것이다. 나는 그런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모든 것이 명확해 지는 제대로 눈을 뜨고 제대로 볼 수 있는 그 시간을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