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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11/09 행복하기 위해 인간 스스로가 주는 처방 ‘인지 부조화’
- 2007/11/24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 인더풀 (2)
- 2007/11/20 올리버 색스의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행복하기 위해 인간 스스로가 주는 처방 ‘인지 부조화’
그러다가 계속 짜증이 나 있고 계속 신경을 쓰고 있는 날 보던 평소에도 무척이나 낙천적인 성격인 여자 친구가 한 마디 했다. “어차피 보험료 사고 안 나면 보험사에서 그냥 가져가는 거야. 근데 사고 났으니까 오빠가 낸 보험료 제대로 쓴 거야, 그러니까 그렇게 신경 쓰지마.”
여자 친구의 말을 듣고 난 이후엔 손해가 아니라 보험료 낸 걸 찾아서 쓴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어차피 사고 안 나면 비싼 보험료 그냥 날리는 건데, 큰 사고가 아니라 조그만 사고로 제대로 보험료 낸 거 이용 한다 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한 이후엔 마음이 편해지고 신경도 덜 쓰게 됐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따져보자. 사실 따지고 보면 보험료를 내고 사고를 냈다 하더라도 사고에 따라 다음 보험 계약 때 할증이 붙고 하는 걸 감안하면, 내가 낸 보험료를 제대로 쓴 것이 아니라 어찌되었든 손실을 더 본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여자 친구가 내게 말 한 대로 생각하고 편하게 마음도 가지게 됐다.
나는 분명 자동차 사고로 인해 심리적 불편함을 계속 가지고 있었다. 그로인해 해야 하는 일들, 즐거운 일들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됐다. 하지만, 심리적인 불편함을 여자치구의 말을 듣고 합리화 시킴으로써 불편함을 감소시켰다. 이에 따라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자동차 사고와 보험료에 대한 태도를 내가 저지른 행동에 따라 변경 했다. 이는 즉, ‘인지부조화’가 작용 한 것이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인지부조화를 달고 산다. 물건을 구매하고 나서, 수강신청을 할 때, 점심 식사를 고르고 먹고 나서, 미팅에 나가서 이성을 고르고 나서 등 생활 속 곳곳에서 무엇인가 행동한 후 그 행동이 불편함을 가지게 된다면 그 행동이나 대상에 대해 불편함을 감소시키기 위해 태도를 변경하는 것이다.
나는 이렇게 인간이 달고 다니고 삶 속에서 떨어뜨릴 수 없는 인지부조화가 인간 자신이 스스로 행복하기 위해 주는 처방이 아닐까 싶다. 자신의 평소 태도와는 반대로 행동함으로 인해 스트레스와 불편함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그 것만큼 안 좋은 것이 없을 것이다. 무슨 일을 하던 내내 신경을 쓰고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이고, 그로 인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곧 신체적인 문제까지도 일으킬 것이다. 그러기 전에 인간이 스스로에게 ‘인지부조화’ 라는 것을 처방하는 것이다. 이처럼 멋진 처방이 또 어디 있을까. 인간은 스스로가 스스로를 지키고 행복하게 살아가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스스로에게 미리 인지부조화라는 행복을 위한 처방을 하는 것 같다. 행복을 위한 처방 ‘인지부조화’ 멋지지 않은가?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 인더풀
독서는 생활입니다. 습관화해서 일상속에 빠져서는 안되는 그런 일입니다. 그럼에도 바쁜 일상과 매너리즘에 빠져 책을 손에서 놓을때가 가끔식 있습니다. 책을 손에서 놓고 나서 다시 책을 잡기까지는 시간이 또 걸립니다. 저도 한번 어떤 이유에서든지 책을 손에서 놓으면 다시 들기가 힘이 듭니다. 저도 얼마 전까지도 책을 놓고 있다가 다시 읽게 됐습니다.
독서가 생활화 되지 못했을때, 생활화 하려고 한다면(처음이던, 손에서 놓았다가 다시 잡던지) 제일 좋은 방법은 쉬운 책부터 접근하는 것입니다. 저도 처음엔 책과 친해지기 위해 쉬운 책부터 시작했습니다.
얼마전 다시 손을 놓았다가 습과화를 하기 위해 먼저 읽은 된 책은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 입니다. 가볍게 시작을 하기 위해 읽었는데, 생각보다 유쾌하고 재미난 책이었습니다.
<인더풀> 은 공중그네의 후편으로 공중그네를 재밌게 읽어서 최근에 읽었습니다.
유쾌한 괴짜 의사 이라부
두 책의 내용은 신경정신과 의사 이라부가 찾아온 환자들을 치료하는 에피소드입니다. 의사인 이라부는 우리가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그런 의사가 아닙니다. 이라부 종합병원의 쾌쾌한 지하실 한켠에 자리잡은 신경과의 이라부를 찾아가게 된 환자들은 모두 흰 돼지처럼 보이고 꼬아지지도 않는 다리를 꼬는 모습에, 이 사람 의사 맞아? 라고 모두 의심을 품습니다. 그리고 진료복 안 허벅지 쪽에 'watch it' 이라고 쓰인 씰과 주사 놀때 큰 가슴을 보이는 간호사라기 보단 왠지 호스티스 같은 간호사 마유미를 보고도 이라부 신경정신과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합니다.
환자들은 성기가 계속 발기 되어 있는 남자,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따라다니며 주시하고 있다는 히스테리에 걸린 모델, 장인의 가발을 벗기고 싶어 안달하는 남자, 핸드폰이 없으면 안절부절 못하는 소년등 '강박신경증'에 걸린 사람들입니다. 신체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신적인 문제를 가진 사람들입니다.
이라부의 치료방법은 독특합니다. 일단 주사를 놓습니다. 뭐, 사실 이 주사는 그다지 도움은 되지 않는거 같습니다. 다만 환자에게 주사 놓는 모습에 흥분을 하는 이라부 자신을 위한 것 같습니다. 환자들은 이런 이라부의 모습을 보면서 거절을 하거나 반감을 가지지만, 어느새 주사를 놓기 위해 다가온 육감적인 간호사 '마유미'의 가슴과 허벅지 안의 'watch it' 씰을 보면서 주사를 맞게 됩니다.
진짜 치료는 엉뚱합니다. 일단 환자들의 질환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저 꼬딱지를 파면서 '으흥~ 그럴 수 있지 뭐' 하면서 손으로 튕깁니다. 이런 행위는 환자들에게 '이 사람 의사 맞아' 라고 의심해 보기도 하고, 잘 못 왔다 식으로 생각하게도 합니다. 하지만 '강박신경증'을 가진 환자들은 이상하게 보이는 좀 더 과장하자면 정신병자 같은 이라부를 보면서 안도와 동질감을 느낌니다. 일상에서 강박신경증 때문에 자신이 이상한 사람이 된 것 같다고 느끼지만, 이라부 앞에서는 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이라부를 보면서 '다시는 오지 말아야지, 이 이상한 곳에' 라고 생각하면서도 끝내는 안주하고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 이라부 뿐이여서 이라부 신경정신과를 다시 찾게 됩니다.
그리고나선 환자들이 정신적, 무의식적으로 거부하는 것들에 대해 그것들을 환자로 하여금 인정하게 하는 겁니다. 그것들은 거부하지 말고, 그냥 해버려~ 라는 식으로 말합니다. 환자들이 못하겠다고 하는 것들을 이라부가 먼저 나서서 '하자~ 이힝~' 하면서 환자들을 부축입니다. 결국 그들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인 강압적으로 얽매어 있던 그것들을 이라부와 함께 해버리고 발산하고 난 뒤에 환자들을 가지고 있던 자신의 병들을 떨쳐낼 수 있게 됩니다. 이라부는 이미 그들이 신뢰하는 친구가 되어 있구요.
현실세계에서 이런 의사가 존재 할 수 있을까요? 일단 우리가 질환을 가지고 병원을 찾게되면 우리가 보는 의사의 위치는 우리보다 높습니다. 특히 정신과 같은데는 더욱 그럴것 같습니다. 한번도 가본적은 없지만.. 그래서인지 신경정신과 같은데는 이라부 같은 의사가 더욱이 어울릴것 같습니다. 환자에게 안도감을 느끼게 해주고 그리고 동질감, 더 나아가 함께 저지르는 치료행위.
의사가 아니더라도 주변에 이런 친구 하나 있으면, 고민거리도 쉽게 털어놓고 풀릴 수 있을거 같습니다. 가끔씩 괴짜같은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즐겁게 노는게 그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라부를 찾아오는 환자들의 '강박신경증'은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그런 것들입니다. 소설이기에 좀 더 과장되고 극단적인 증상을 가진 환자들이지만, 가까이서 혹은 자신이 겪고 있는 그런 것들입니다. 저 또한 <인더풀>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에피소드 편에서 나온 집안에서 담배불이며, 전기며 가스 때문에 외출을 제대로 못하는 '확인행위의 습관' 이라는 강박신경증을 가진 남자와 같은 증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집을 나설 때, 정말 한 30분씩은 정검을 했고 문도 잠겼는지 수십번씩 확인을 했습니다. 주위에서도 그런 저를 보고 놀리거나, 병원을 가봐야 되는거 아닌가 하고 걱정을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뭐, 그 때보다야 나아졌지만 여전히 남들보다 확인을 많이 합니다.
이런 증상들은 현대 사회에서 너무 바쁘고 경쟁하며, 여유를 충부히 갖고 살지 않기 때문에 겪는게 아닐까 합니다. 조금은 느리게, 차분히 주위와 어울리고 조화롭게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요. 요즘 세상은 너무 빠르게 돌아가는것 같습니다.
웃음이 필요하신 분, 뭔가 스트레스가 쌓이신 분, 강박신경증? 혹시 내 증상일까 하는 분,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와 <인더풀> 강력 추천합니다. ^^
아, 둘 중에 한권만 보고 싶다, 하시는 분은 <공중그네>를 보세요. <인더풀>도 재밌지만, 전편인 <공중그네>에 비해 덜 합니다. 형보다 나은 아우 없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올리버 색스의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 올리버 색스 지음, 조석현 옮김저는 책을 인터넷으로 한번에 여러권씩 주문을 해서 읽습니다. 오프라인 서점에서도 가끔 사지만, 봐도웠던 책들을 인터넷으로 대부분 구입합니다. 경제적인 부분 때문이기도 하고, 편리하다는 이점 때문에도 인터넷 구매를 하게 됩니다. 그렇게 한번씩 몇권씩 주문할 때, 꼭 빼놓지 않고 주문하는 분야의 책이 있습니다. 심리학 관련 분야 입니다. 뭐, 독서패턴이 어느 장르로 편중되어 있지 않고 잡식성이라 다 읽기는 하지만, 매번 주문 때마다 빼놓지 않는 분야는 역시 심리학과 경영경제서 입니다. 경영경제서는 관심분야이기도 하지만 제 전공이기 때문이고, 심리학은 얼마전부터 관심을 갖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가능하다면 복수전공으로 할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로 문과 부분 학문 중에서 심리학이 가장 어려운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심리보다 어려운게 또 있을까요? 옛 말에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만큼 사람 마음은 헤아리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을 이해하는 학문이 심리학입니다. 저는 이 자체로도 흥미롭게 관심을 갖아 공부를 하고 싶은 것도 있지만, 경영학도 이면서 마케팅을 전공하려고 하기 때문에 경영학과 심리학을 접목시켜 공부하고 싶기에 심리학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다고해서 그런 쪽 심리학만 관심 갖고 공부를 하고 책을 읽는 것은 아니지만요. ^^;
문학적 소재의 영감덩어리 올리버색스의 임상사례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이 책은 신경학 전문의이자 작가인 올리버 색스가 신경장애 환자들과의 임상 과정을 환자환자마다 에피소드로 엮은 책입니다. 책에 나오는 환자들은 시각인식 불능증, 음색인식 불능증, 역행성 기억상실증, 신경매독, 위치감각 상실, 투렛증후군, 자폐증 등 기이한 신경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내를 보자로 착각한 남자>는 임상병리학적으로 읽어도 도움이 많이 되기도 하지만, 그 분야를 전공하지 않았으면 용어도 어렵고 이해도 쉽지 않습니다. 관심이 있어 놓치지 않아도 되지만, 그런 부분은 빼고 읽어도 이 책이 정말 좋은 점은 문학적인 접근으로 읽을 때입니다. 이 책을 포장하고 수식하는 대부분은 임상병릭학 학문 성과가 아니라 문학과 예술적 접근에 대한 것입니다. 환자들의 다양한 신경장애 증상과 그 환자들과의 에피소드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접하기 힘들고 다른 관점, 다른 인간에 대한 접근을 할 수 있어 문학과 예술의 다양한 소재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도 올리버 색스의 많은 임상사례들은 소설이나 영화등에 영감을 주어 소재로 활용되었다고 합니다.
이 책을 보고 난 다음에 이병률 시인의 <끌림>과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와 <인더풀>을 읽었습니다. 이 책들을 읽는 동안 이병률 시인과 오쿠다 히데오가 혹시 올리버 색스의 책을 읽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와 <인더풀>에서 나오는 유쾌한 신경과 의사 이라부와 다양한 강박신경증을 가진 환자들의 에피소드, 그리고 이병률 시인이 <끌림>에서 언젠가 영화던가 극을 하면 찍고 싶은 시나리오가 있다고 써 놓은 부분이 있는데 주인공들은 앞을 못보는 여자와 귀가 안들리는 남자입니다. 뭐 이병률 시인의 시나리오의 주인공들은 신경적인 장애가 아니긴 하지만, 앞을 못보는 여자와 귀가 안들리는 남자가 어떻게 만날 수 있으련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이 작가들이 올리버 색스의 책을 접해서 영감을 받은게 아닐까 했습니다. 그런건지 아닌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생각을 할만큼 올리버 색스의 임상사례들은 그 소재가 정말 독특합니다. 그래서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는 소설과 영화를 좋아하고 꿈이 그 쪽인 친구들에게 책 추천을 할 때 빠지지 않았던 책입니다. 읽을 때, 의학 임상병리적으로의 접근은 어려울 수 있으니 그런 쪽으로는 읽지 않고 문학 예술적으로 접근해서 읽어보라구 했습니다. 실제로도, 읽은 친구들이 의학 임상병리적으로는 어렵다고들 했습니다.
이런 문학적 접근의 소재가 너무 좋아 올리버 색스의 다른 책인 <화성의 인류학자> 를 읽으려고 구입했습니다. 아직 다른 책을 읽고 있기에, 언제쯤 읽어볼지는 모르겠지만 곧 읽어볼 듯 합니다. 제가 읽어 본 어떤 책들보다도 영감을 주는 책이었기에, 지인들에게도 추천을 많이 했습니다. 뭔가 창작적인 면에서 관심을 가진 분들이 읽으시면 정말 좋은 책 같습니다.
add think.
흔히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보면 비정상인으로 바라보는 편견을 일반 사람들 대부분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조금은 꺼리게되고, 주류가 되는 정상적인 자신들과 다르기 때문에 열등한 존재로 쉽게 인식을 하는것 같습니다. 인권 차원, 윤리적 도덕적 차원에서 교육을 받고 자라온 일반적인 사람들이 이성적으로 또는 감성적으로는 존중하고 그렇게 생각하기는 하지만, 사람은 참으로 간사한것 같아 실제로 그런 사람이 다가오거나하면 거부감이나 좀 멀리 하는 듯 보입니다. 제 짧은 생각과 저만 그런것을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는 걸까요. 인도적, 휴머니즘 차원에서 밑바닥부터 따뜻하고 정이 넘치는 사람이면 아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이런 간사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야 말로 열등한 존재가 아닐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