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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0/19 현재를 살지 못하고 과거에 집착한다는 것 (1)
- 2010/10/06 나는 프라하의 까를교를 걸었다 (1)
현재를 살지 못하고 과거에 집착한다는 것
nothing/thought 2010/10/19 07:32
오래전 한 친구는 내게 현재와 앞으로를 살라고 했다. 과거라는 것에 너무 얽매여 사는 것 같다고. 분명하진 않지만, 그러한 말이였다. 마치 과거를 살아가려는 것 같다고. 지나간 것들을 무시할 순 없지만, 다시 살아갈 수는 없다고. 나는 그러한가. 사람이 분명 과거를 잊어버린채로 살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내가 과거에 집착한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지나간 일들에 대해 후회하지도 않았다. 후회한들 되돌이킬수도 없는 것이고, 되돌릴 생각도 하지 않았다. 요즘은 내가 어떤 생각으로 지내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자꾸만 무언가를 잃어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마치 조금씩 그 미덥지 못한 나 자신조차도 잃어가는 것 같다. 자꾸만 정신을 놓아버린채 지내는 날들이 많다. 뭔가를 하고 있지만, 분명하지 않다. 가끔은 내가 이 곳에 왜 와 있는지 모를 때도 있다.
다시 그 친구가 내게 했던 말을 상기해보자. 과거를 사는 것 같다는 것. 한순간이라도 지나가면 계속해서 과거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느 과거부터 살아가고 있는걸까. 그리고 어디까지의 과거를 살아가려고 하는걸까. 어느 순간부터 나의 감정들과 성향들이 들어나고 짙어지기 시작했다. 하나씩 알아가면서 나는 성숙해진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다. 과거는 계속해서 거듭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먼지가 한겹 한겹 쌓이듯이 과거도 마찬가지다. 나는 그 거듭된 과거들을 계속해서 살아가는걸까.
마치 그런걸까 나는. 현재를 살아가는 것이 과거를 만들기 위해서이고 만들어낸 그 과거 속에 살아가려고 함일까. 그러면 과거를 더 이상 만들어낼 수 없게 되는 그 순간, 나는 그 순간에는 후회를 할까 아니면 여전히 후회 같은건 하지 않을까. 여전히 나는 모든 것에 대해 모르겠다.
나는 프라하의 까를교를 걸었다
travel 2010/10/06 06:12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을 읽다가 속에 매슥거려 읽기를 중단 했었다.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을 읽었을 땐 내가 너무나도 어렸기 때문에 그러한 관계들을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했었다. 프라하에 대한 기억이라곤 그 것이 다였다. 그 이후에 시간이 지나고 프라하의 연인이라는 드라마가 히트를 쳤고, 각종 CF 에 등장하는 장소로 사람들에게 다가왔지만 나는 TV 를 가까이 하지 않는 탓에 얼핏 들려오는 프라하의 '로맨틱함' 이란 이미지만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카를교를 걷는 순간, 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을 다시 읽고 싶어졌다. 그 이해할 수 없었던 관계들을 모조리 다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 순간, 모든 것을 포용하고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체한 것처럼 명치를 눌렀던 것들이 긴 한숨과 함께 내려가는 듯 했다. 당시에는 어째서일까, 왜 그런거지,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거지 라고 도저히 감당히 안되었던 수 많은 것들이 내려가는 것이다. 하지만 그 것들이 온전히 이해가 되어지는 것은 아닌것 같다. 그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런 것. 포용도 아니고 이해도 아닌 것들이 내려가는 그 느낌. 마치 이제는 의식이든 무의식이든 놓치 못하든 놓치 않고 있든 그런 것에는 관계없이 그렇게 내려가는 것이다. 맥이 풀려버리는 순간이며, 공허해 지는 그런 느낌.
시간이 흐르면 이내 무뎌진다는 것이 너무나 힘들다. 왜 그런 것에 내 마음까지도 맡겨버려야 하는 건지. 나는 모르겠다. 한 떄는 그러는 것이 너무 싫어 잡고 있으면 힘들 것을 알면서도, 시간에 나를 놓는다는 것이 너무나도 싫어서 억지로라든 남들 모르게 잡고 있었던 적이 있다. 어리석은 후회는 되지 않는다. 시간에 맡겨지는 것은 당장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슬픔을 오랜 시간동안 잘게 쪼개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어쩌면 그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지만, 여전히 나는 그런 것이 싫다.
턱 하고 그런 것들이 내려가는 순간, 나는 더욱 성숙한 것인가 아니면 더 무뎌지는 것일까. 나는 더욱 무서운 괴물이 되어가는 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