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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2/01 인도거리, 스치던 순간
- 2008/07/02 캘커타, 인력거는 정말 못 타겠다 (4)
인도거리, 스치던 순간
travel/05-06 india, nepal 2009/02/01 16:17
05년 겨울 인도를 처음 가서 거리로 나온 첫 날 찍은 사진 중의 하나. 이 때의 사진들을 보면 참 지금과 비교해 투박하다. 뭐 그래서 지금 사진들이 좋은 사진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아마, 사이클릭샤만 찍힌 사진이었다면 그다지 매력적인 사진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셔터를 누르고 셔터막이 올라가는 그 순간 또 다른 인물이 들어왔다. 비록 초점이 맞지 않았다고는 하나, 오른쪽 벽에 기둥처럼 세워진 듯한 그의 얼굴은 심심한 맛의 사진에 조미료를 듬뿍 넣어준 꼴이 됐다. 비록 그 조미료가 '알 수 없는 것' 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사진을 보면 시선이 분산된다. 어디를 봐야할지를 모르겠다. 잠 자고 있는 사이클 릭샤를 보자니 가까이에 있는 사람의 시선이 신경 쓰인다. 그렇다고 오른쪽 사람을 보자니 뒤에 선명하게 초점이 맞은 사이클릭샤가 눈에 들어온다. 실패한 사진일까?
아니, 다분히 즐겁고 장난감 같은 사진이다. 마치 어린 아이들이 여러개의 장난감을 두고 무엇부터 가지고 놀아야 할지 고민하고 선택을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또 하나의 재미는 사진에 들어온 인물이 정말 내 앞을 지나가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실제인 듯한 것이 왠지 불편한 느낌을 준다.
오래전 사진 폴더를 들추어 꺼내 놓으면서 기억 속의 폴더도 같이 찾아 내놓아야 하는데 후자는 어렵다. 소멸되지는 않았을 텐데 찾기가 쉽지 않다. 이 사진이 의도된 사진인지, 찰나의 순간이 이루어낸 사진인지 기억이 제대로 나지 않는다. 다만, 내가 인도에 가기 전부터 거리 사진을 찍으면서 밋밋한 거리 모습이 심심 해 보여 지나가는 사람을 기다렸다가 바로 코 앞을 지나갈 때 함께 찍는 사진을 여러 번 했던 걸로 보아 이 사진도 의도되었던 것 같기도 하다.
캘커타, 인력거는 정말 못 타겠다
travel/07-08 india 2008/07/02 10:10
오래전에 우리나라에도 인력거가 존재하던 시절이 있었다. 사람을 태우고, 사람이 발로 뛰어 끄는 인력거. 가진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비평등이 정말 절실하게 보여지는 산물이다.
인도에는 인력거가 유일하게 캘커타에 남아있다. 사실, 나는 인도 어딜가나 볼 수 있는 사이클 릭샤(자전거로 사람을 태우는)도 잘 타지 못한다. 대체로 살찐 사람들이 인도에선 볼 수 없지만 어찌됐건 다들 마르고, 또 많은 사이클 릭샤들이 노인이다. 한 사람을 태우기도 힘들어 보이는데, 두 사람을 태우기도 하며 조금이라도 경사가 진 언덕길이 나왔을 땐 사이클에서 내려 온 힘을 다해 끈다. 난 위에 앉아서 그 모습을 바라보기가 그렇게 힘이 들더라. 그래서 언덕이 나왔을 땐, 릭샤꾼이 부탁하지 않았음에도 내려 걸어가고 언덕이 지나고 다시 타곤 했다.
사이클 릭샤나 인력거나 가격이 싼 편은 아니다. 조금 보태서 오토릭샤나 택시를 타도 될 정도로 가격 차이가 그리 많이 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가끔씩 타는 이유는 오토릭샤를 찾아보기 힘들 때, 호객행위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이 사람들의 생계가 떠오를 때가 있어 탈 때도 있다.
캘커타에서 인력거를 난생 처음 타봤다. 아직 캘커타에만 남아 있는 '명물' 이라기에 한 번쯤은 타보라는 동행들의 말도 있었기에 탔는데,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사이클 릭샤도 탔을 때 릭샤꾼을 보기 힘들어 했는데, 인력거꾼을 보는 건 어떻겠는가. 맨발로 거리를 뛰는 모습을 보았을 땐, 참 가슴이 씁씁하더라.
생계를 위해서 조금 가진 자들이 타주는게 그들을 위해 좋은 일이지만, 나는 위에서 인력꾼이나 사이클릭샤꾼의 등을 바라보는게 힘이 든다. 구걸을 하는 것 보다는 훨씬 낫지만, 구걸 하는 이들보다 이들을 바라볼 때 더욱 가슴이 아픈건 왜일까. 그나마 구걸 하는 이들보다 이들이 훨씬 나은 형편일텐데. 비평등과 어쩌면 보이지 않는 권력의 산물 위에 타 있어, 그 거부감과 씁씁할 때문일까.
인력거는 정말 못 타겠다. 하지만, 캘커타에 가면 다시 타게 되지 않을까. 이게 정말 생산적으로 이 사람들을 돕는 거라고, 그리고 다시 그 기분을 느끼게 되고.
+ 캘커타 외에도 조그만 시골 소도시에는 인력거가 남아 있다고 하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