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나시'에 해당되는 글 16건

  1. 2009/09/06 이렇게 좋은 사진이 있었을 줄이야 (10)
  2. 2009/01/28 Candid 사진 찍기의 어려움 (7)
  3. 2008/07/13 그들과 바라나시의 베나레스 대학에 간 이유 (4)

이렇게 좋은 사진이 있었을 줄이야

2008, 바라나시.

사진을 발견하곤 야트막한 탄성을 내지었다. 이런 사진을 찍었을 줄이야. 사실 발견한지는 일주일가량 지났지만, 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올릴 시간도 나질 않았던 것도 있지만, 사진의 매력에 대한 떠오르는 이미지가 뚜렷하지 못해 어떤 글을 함께 적어야 할지 막막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방금 사진을 다시 보곤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었다. 데쟈뷰와 같은, 어느 영화에서나 보았던 장면 같았다. 떠오르는 영화는 원스와 비포선라이즈. 원스는 아마 여자의 옆모습이 얼핏 원스의 여주인공 옆모습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찍혀진 남녀 둘 다 인도 사람이 아닌 여행객이라는 점에서 물론 두 사람은 서로 모르는 사이였겠지만 낯선 곳에서 만남의 비포선라이즈가 떠올랐다.

몇년 전, 첫 여행에서 만난 형이 있었다. 그 형과 난 재미난 에피소드(2007/11/25 - [travel/05-06 india, nepal] - 인도 남부 고아와 소심한 체코 친구의 마약 사건) 도 만들고 죽이 아주 잘 맞았었다. 바라나시 강가에서 혼자 있던 형에게 말을 건네 함께 얼마동안 여행을 함께 했다. 많은 장난과 얘기들을 나누었는데, 기억나는 말이 있었다. 우스개반 진담 반이었겠지만, 비포선라이즈의 로맨스를 하고 싶다는 말이었다. 그 당시엔 비포선라이즈의 영화를 보지 못해서 무슨 말인지 잘 알지는 못했다. 여행에서 돌아와 비포선라이즈를 보고 어떤 느낌인지 알게 됐다.

낯선 곳에서의 하룻밤의 로맨스. 에로가 아닌 정말 로맨스. 서로의 몸을 탐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에 상관없이 하룻밤 사이에 감정의 시작, 설레임부터 중독, 아쉬움, 슬픔, 기쁨, 즐거움 등 남녀간에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감정이 다 일어나는 그런 로맨스. 긴 시간동안의 연애의 감정이 단 하룻밤에 응축되어 봇물 터지듯 쏟아내는 그런.

여행에 돌와서 비포선라이즈를 보고 난 후, 나 또한 그런 로맨스를 꿈 꿨다. 여행지에서 낯선이를 만나고 사랑에 빠지는, 어딘가로 향하는 기차, 버스 안에서 만난 이에게 같이 내리지 않겠냐는 말을 건네는. 그런 비포선라이즈 로맨스. 하지만 그런 로맨스는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 보다는 외로이 여행하는 것이 아직은 더 좋다. 그런 로맨스를 한다 하더라도 현실에서는 영화에서만큼 로맨틱하지 않을 것만 같기도 하고.

사진을 다른 곳에 올려봤는데, 반응이 썩 좋지는 않다. 난 정말 멋진 사진이라고 생각했는데. 꼭 이런 사진이면 반응이 좋지 않고, 예상외로 별로라고 생각했던 사진은 반응이 좋더라. 내가 사진 보는 눈이 없는건가.


+ 형이 고아의 클럽에 갔던 건, 그런 로맨스를 그리던 거였을까? 어찌됐던 한 동양 남자는 신나게 물 먹고 왔다. 여자들이 말을 건 이유는 고작 "담배 좀 있어? 불 있어?"

저작자 표시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Trackback 0 Comment 10

Candid 사진 찍기의 어려움


요즘 훔쳐 찍거나 찍다가 걸린 이야기를 몇번 썼다. 풍경이 아닌 사람을 찍는 일은 참 어려운 일이다. 사람이 피사체를 삼아 찍는 것은 그 사람의 동의를 얻음으로써 성립이 된다. 하지만 찍는 상황으로 인해 candid 사진을 찍거나 보도 사진, 여행 사진을 찍을 때면 동의를 얻지 못할 때가 대부분이다. 기자들 같은 경우에는 보도 목적의 사진을 찍는 경우에는 초상권이라던지에 대한 문제는 일반인들보다는 덜 하다. 과거 매체가 발달하지 못했을 때는 초상권과 같은 문제가 그리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인터넷이라는 매체의 발달로 초상권의 사회적인 문제가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또 다른 사진 찍기에 대한 문제는 찍는 사진가의 목적에 맞게 상황이 변질되고 왜곡 된다는 것이다. 사진의 피사체가 자신이 된다면 상관 없지만, 노숙자를 찍어놓고 제목에 '고단한 삶' 이라던지, 해할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유포하는 사진 찍기로 인해 우리 사회에서는 사진에 대한 불신이 만연해졌다.

이런 거리 사진과 같은 Candid 사진 찍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사진을 찍고 나서 찍히는 사람이 화를 내 수난과 면박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사진을 찍는 사람의 마음 속에 일어나게 된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정말 냉담한 성격을 가지고 있거나 만약 면박을 당하더라도 그 상황을 낙천적으로 모면할 수 있는 성격의 사진가들이 좋은 Candid 사진을 찍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Candid 사진을 찍는 일은 이처럼 힘들다. 이는 매체의 발달이 사진사에 의해 변질되고 왜곡된 목적의 쉬워진 유통경로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 인심이 각박해 진 것이다. 그러나, 매체가 발달하지 못해 사진의 해가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지 않는 외국의 경우에는 Candid 사진 찍기가 수월하다. 그것은 비단 매체 문제가 아니라 외국인이 사진 찍는 것에 대해서는 신기하거나 좀 더 관대하게 받아들이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인도 같은 경우는 인도인들이 워낙 사진 찍히기를 좋아하기도 한다. 그래서 많은 사진가들이 인도를 찾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인도 같은 경우도 문명과 매체에 대해 깨친 지식인들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같은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내 경험에서 보자면 이른 바라나시 아침에 가트에 나가 사진을 찍는 데, 가트에는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갠지스강에서 목욕을 한다. 딱히 내가 어떤 여성을 클로즈업 해서 찍어대고 있지 않고, 광각으로 넓게 가트 풍경을 찍고 있었음에도 어느 남자가 다가와 왜 우리나라 여성들을 찍냐고 찍어가서 니네 인터넷에 올리려고 하느냐, 무슨 목적이냐면서 내게 면박을 주는 일이 있었다. 나는 사진을 찍는 학생이라고 나쁜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고 너희들 문화를 알고 알리려는 것 뿐이라고 대답을 하고 그 상황을 모면할 수 있었다. 그 상황에서 예전에는 인도여성 사진을 잘 못 찍으면 몰매 맞았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있어, 조심스럽게 얘기를 했다. 그런 일이 있고 나서 나는 좀 의기소침 해졌다. 사진을 찍을 마음이 도무지 들지가 않았다. 지금 사진 폴더를 보면 그 일이 있고 난 후, 사진이 그 전보다 사진의 수가 많이 줄어든 것을 확연하게 알 수 있다.

자연스런 Candid 사진 찍기는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럴 때, 나는 어떠해야 하는가. 면박 당할 일을 두려워하며 사진 찍기를 머뭇거려야 하는가. 찍고 싶은 화면이 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 데 말이다. 요점만 말하자면, 난 그러지 않을 것이다.

내 친구의 얘기를 빌려보자. 친구가 시장에서 사진을 찍다가 어느 아주머니에게 왜 찍냐며 수난을 당하면서 뺨을 한 대 맞았다고 한다. 원래 성격이 있는 친구라 나는 그 얘기를 듣자마자 이 친구가 거기서 대판 싸웠겠구나 했는데, 어쩐일로 그 아주머니에게 웃으면서 "다른 쪽 뺨도 맞으면 사진 찍게 해주실래요?" 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자 그 아주머니는 친구의 말에 어이가 없었는지 웃고 말았다고 한다. 얘기를 듣고 그 친구에게 뺨까지 맞았는데 화나지 않났냐고 물었다. 그 친구는 너무 화가 났지만, 그렇게 행동 했다고 대답했다. 친구는 불리하던 그 상황을 자신이 원하는 상황으로 이끌어 나간 것이다.

난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어디서 그런 임기응변의 지혜와 용기가 나왔을까. 언제나 사진 찍기가 두려워지는 순간이면 친구의 이야기를 떠올린다. 상황을 변질시키고 왜곡시키고 피사체를 해할 목적이 없이 단순히 Candid 사진이 목적이라면, 내가 원하는 상황으로 만들어가자. 아무리 각박해졌다 하더라도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 라는 옛말은 틀리지 않을 것이다.


+ 다음에는 '교감이 교차하는 그 순간' 이라는 주제로 비슷한 맥락에서 이 글에 이어 써볼까 합니다. :)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Trackback 1 Comment 7

그들과 바라나시의 베나레스 대학에 간 이유

사용자 삽입 이미지
(베나레스 대학 내, 어느 풍경)

바라나시에 있을 때, '그들(2008/06/28 - [travel/07-08 india] - 인도, 바라나시 갠지스 강가에서 한일전 편 참고)'과 바라나시의 베나레스 힌두 대학에 갔었다. 인문학이 유명하다고 하는데, 나름 나도 대학생이고 인도의 대학교와 분위기와 학생들은 어떨지 궁금했다라고 하면 멘트용이고, 사실은 우리 또래의 팔팔한 인도 여대생들을 구경하러 갔었다. 거리에선 예쁜 인도 여자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혹.. 젊음과 열정이 넘치는 대학에 가면 매력적인 인도 여대생을 볼 수 있을까 해서..

뭐, 가본 결과 대학은 겁나게 넓어 걸어다니느라 힘 빠지고 이쁜 인도 여대생은 못 봤다는거. 그리고 길거리에서 아이스크림만 먹어대고, 너무 학교 안을 깊히 들어가서인지 다시 나올 때도 엄청나게 걸어서 힘들게 나왔다. 아, 소득도 없이..

그래도 베나레스 대학을 가본 결과, 우리나라 대학 처럼 큰 건물은 보기 힘들고 작은 건물들이 엄청나게 넓은 부지에 듬성듬성 있던 것, 그리고 많은 학생들이 오토바이나 자전거로 통학을 한다는 것을 알았다. 사실, 별로 알고 싶지 않았던 건데. 크흐흣..

목적을 가지고 갔는데, 달성도 못하고 힘만 뺐다. 근데, 인도 여자들 세계적으로 예쁘다고 하는데 나는 사실 모르겠다. 이제것 인도 여행을 하면서 한번도 예쁘다고 생각한 인도 여자는 본 적이 없었으니까. 내가 볼 땐, 역시 한국 여자가 제일 예쁜 것 같다.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Trackback 0 Comment 4
prev 1 2 3 4 5 ... 6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