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10/04/06 부산 (4)
  2. 2009/11/18 스크린에서 보았던 그 곳 (1)
  3. 2008/12/20 바다 소리가 나던 그 방 (2)

부산


작년, 겨울이 다가올 즈음 갔었던 부산. 몇년만이더라. 기억은 수년전이지만, 그 수년전이 언제인지 기억하는건 쉽지 않다. 부산에 당도하면서부터 설레일거란 생각은 사실 맞지 않았다. 덤덤했다. 차를 몰아 가면서 이정표를 보고 부산이 가까워지고 들어온 것을 알았지만, 가슴이 뛰지는 않았다. 알지 못하는 기대라도 했던 것이 분명한데 말이다.

처음으로 가슴이 떨렸던 것은, 달맞이고개 옆 언덕길이었다. 오래됐음직한 식당들이 즐비하고, 기차도 지나가던 그 언덕길. 그 내리막 길에는 진짜 부산 바다가 있었다. 그 진짜 부산 바다로부터 흘러오던 바람. 그 바람에 나는 처음으로 미친듯이 가슴이 뛰었었다.

저 언덕 아래. 내가 그토록 바라던 바다가 있었다. 눈으로만 보았던 이 전의 가짜스런 바다가 아니라, 마음으로 본 바다였다. 얼마만이였던가.
나는 부산으로 그 때, 부산으로 갔었던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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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에서 보았던 그 곳


영화 해운대에서의 그 곳. 스크린에 나왔던 장소라 해서 굳이 찾았던 건 아니었다. 해운대를 돌면 가까운 곳에 있었다. 여기구나. 똑같네. 신기함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좋았던 건 단지 바다를 낀 포장마차 그 자체. 그리고 그 보다 더 좋았던건, 회 한접시나 조개 한접시에 아무대나 앉아 구워먹으며 소주 한잔 먹는 일이 부산 사람들에겐 아무 일도 아닌 일. 부산 어딜 가나, 그런 모습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런 일이 너무나도 아무렇지 않았던 모습이 내게는 사뭇 생소하던, 그러나 진심으로 부러웠던.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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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소리가 나던 그 방


바다 소리를 들으며 잠이 든건 아마도 처음이었어. 바다에 가서 바다 소리를 듣기는 여러 번이었으나, 바다 소리를 들으며 잠이든건 분명이 처음이었어. 아, 그 분위기를 설명 하라고 한다면 내겐 정말 무리야. 몸은 기억하고 있으나, 표현하기엔 뭐라고 해야할지. 몸은 기억하고 있는데 말이야.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 바다 소리였어. 내가 눈으로 봤다고. 아침에도 창문을 통해 끝 없는 바다를 봤다고. 내게 밤 새 자장가를 들려주던 그 바다를.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씩 해. 하지만, 난 그런 곳에서 살아 본 적은 아직까진 없어. 그래서 남들은 서울에서 살고 싶어 하지만, 난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에서 살고 싶어. 그러기에 부산 이라는 도시는 내게 정말 매력적인 도시야. 난 도시도 살고 싶고, 바다랑도 살고 싶은데 부산은 그렇잖아. 부산에 사는 사람들 부럽다.

밤 새 자장가를 불러주며, 오전엔 새소리처럼 지져귀며 깨워주던 바다를 느낄 수 있었던. 그 바다 소리가 나던 방. 내가 상상만 했던 방이었어. 햇살과 일렁이는 파도 소리에 잠에서 깨는 거. 난 먼저 깨 있고, 내 옆에 누군가는 쌔근쌔근 아직 자고 있는. 단 하루였어도 행복했어. 지금은 아니지만, 바다가 보이는 방에서 살 수 있겠지?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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