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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19 눈길 조심해요 (2)
  2. 2008/01/25 겨울 골목길 모퉁이가 그리운 이유
  3. 2008/01/24 잊혀져 가는 골목길의 풍경

눈길 조심해요


어젠 엄청나게 눈이 내렸어요. 그제에도 많은 눈이 내렸지만, 그쳤다고 생각했어요. 휴대폰의 일기예보에는 토요일까지도 눈이 내린다고 나와 있었지만, 무시했어요. 그게 문제가 됐어요. 안일하게 생각하고, 일이 있어 어딘가에 가야해서 마음을 놓고 차를 가져갔어요. 출발 할 때 눈이 약하게 내렸지만, 괜찮을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출발하고 난 얼마 뒤부터는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눈이 내리기 시작했어요. 도로 위의 모든 차들이 거북이처럼 기어가고, 몇몇 차들은 비상등을 키기도 했어요. 다시 돌아갈까 하다가 어느정도 온 길이 아까워 계속 가버렸어요.

저녁이 되어가는 시간인데다 눈구름과 눈으로 세상은 금새 어두워졌어요. 길도 빛이 사라지기 시작하자 급속도로 온도가 내려가면서 얼어버렸어요. 빙판길에 미끄러지는 차들이 하나둘씩 보이고, 차들도 평소때와 다르게 거리를 꽤나 멀리 유지했죠. 저도 조심했어요. 그러다가 한번은 핸들을 살짝 돌렸는데, 차가 미끄러지면서 이쪽저쪽 통제가 안되더라구요. 자꾸만 미끄러지길래 정말 식겁 했어요. 반대편에서는 차가 오고 있고 있었죠. 중앙선을 넘기도 했는데, 다행이도 속도를 내지 않았던 터라 반대편 차에 부딛히기 전에 다시 차선으로 돌아와 제 궤도에 들어올 수 있었어요. 그 순간 정말 위험하다고 생각했어요.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 쉽지 않았어요. 날은 완전히 어두워졌고, 길은 더욱더 얼어붙어 미끄러웠어요. 언덕길에서는 차가 미끄러 질까봐 정말 긴장을 엄청 했어요. 오르막길은 특히 차들이 오르다가 윗길 차선에 진입하지 못한 차들 때문에 오르막 중간에 멈춰 있게 될 때가 있는 데, 빙판길은 한번에 올라가야지 멈추게 되면 잘못하다 바뀌가 미끄러운 길에 헛돌게 되요. 그러면 올라가지 못하고 뒤에는 차가 있어 내려가지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데, 이 정도만이면 그래도 다행이에요. 차가 뒤로 미끄러지게 되면 뒷차와 부딪치게 되고 다시 그 차는 그 뒷차와 부딪치게 되서, 엄청난 일이 벌어지게 돼요.

그래도 다행이었어요. 아무 일 없이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어요. 다만, 너무 긴장을 한 탓인지 몸에서 땀이 났고 다리에 힘이 많이 들어가 긴장이 풀리자 힘이 빠졌어요. 다음 약속에 늦은터라, 바로 지하철로 간 탓에 그렇게 정신을 놓고 있을 틈은 없었어요. 사실 다음 약속에도 차를 가져갈 생각이었지만, 위험하다 생각 해서 놓고 나갔어요.

오늘은 눈이 많이 내렸더라구요. 하루종일 집에 있다가, (신문이 온지도 몰랐어요) 어두워진 저녁쯤에야 밖으로 나가봤어요. 모임이 있어 나가야 되는 데, 춥기도 하고 귀찮기도 해서 차를 가져갈 생각이었어요. 만약 길이 얼어 있다면, 나가지 않을 생각이었구요. 근데 길은 어느새 다 녹았더라구요. 밤새 눈이 내려 어제보다도 더 세상이 얼어있을 줄 알았는데 말이죠. 나만 얼어있다고 생각했나봐요. 세상은 이미 녹아있었는데 말이죠.

모임에서 가서는 즐겁지 않았어요. 기분이 좋지 않아, 금방 집으로 돌아왔어요. 오늘은 허한 날이에요.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날. 지금 무얼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전혀 단단해지지 않은, 물렁해요. 나는 아직도 말이에요. 맞서기 보다는 피함이 아직도 익숙해요. 괜찮다 하는 건 모두 거짓말이에요. 언제쯤이나..

눈길 조심해요. 많이 녹긴 했지만, 빛이 비춰지지 않은 곳은 단단히 얼어있어요. 누군가 빛을 주지 않으면, 올 겨울 내내 녹지 않을지도 몰라요. 그리고 오늘 밤 또 눈이 내릴지 몰라요. 그럼 더 얼어붙어 단단해질지도 모르잖아요. 조심해요. 마음이 얼어 붙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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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골목길 모퉁이가 그리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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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을 걸어 갑니다. 소리없이 내리는 눈을 맞으며 골목길을 혼자 걸어가고 있습니다. 어둑어둑한 골목길을 걸어가다보니, 가로등이 켜진 모퉁이가 나옵니다. 가로등이 어두운 골목길의 모퉁이를 조금이나마 밝혀주고 있습니다.

나도 모르게 떨립니다. 무엇인가 일어날 것 같습니다. 누군가 만날 것도 같습니다. 모퉁이를 돌면 반대편에서 걸어오던 사람과 부딛힐 것도 같습니다. 그리곤 눈이 오는 저녁에 어울리는 웃음을 보내며 다시 골목길을 걸어가겠지요. 그런 만남이 설레이는건 왜 일까요.

누군가 가로등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 같습니다. 그는 나를 기다리거나,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겠지요. 기다리는 사람이 사랑하는 애인일 수도 있고, 가족 일 수도 있고, 또 다른 기다림의 사람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때론, 개조심이라고 쓰인 못보고 지나가다가 발자국 소리에 개 짖는 소리에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그 놀램이 포근하게만 느껴져 옵니다.

무언가 일어날 것만 같고 누군가 만날 것 같은, 눈 오는 겨울 골목길의 가로등 켜진 모퉁이. 한 겨울, 이런 골목길이 그리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글, 사진 2005
광주 양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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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져 가는 골목길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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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을 돌아다니던 중에 눈이 쏟아졌습니다. 하얗게 하늘을 모두 채워버린 구름 밑으로 눈이 떨어졌습니다. 잠시동안 내린 눈이었지만, 골목길에서 맞이하는 눈에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찍어놓고 보니, 참 따스하게 보이는 사진입니다. 영화 속에서나, 어릴 적 살던 골목에서의 느낌이랄까. 그런 분위기의 사진을 찍고 싶었습니다.

사실, 지금 사진에서 느끼는 분위기는 현실과는 다르게 많이 왜곡 됐습니다. 사진 속의 양림동은 재개발 때문에, 거의 집이 빈 상태입니다. 드믈게 한집씩 아직 갈 곳이 없어 살고 있는 집들이 있긴 합니다. 다행히도 아직 살고 있는 분에게 물어보니 아직 언제까지 집을 비우라고는 안했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곧 비워야 하고, 갈 곳이 없어서 걱정이 많으셨습니다.

집이 지어진 곳의 고도 차이 때문에, 집의 뒤쪽의 높이는 내 허리를 조금 넘는 정도 였습니다. 그 지붕 밑에서 나오는 쾌쾌한 연탄가스 연기와 냄새, 삭막했던 그 골목을 더 쓸쓸하게 했습니다.

얼마안가 광주에선 이런 풍경을 보기가 힘들어 질 것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이런 골목을 가진 곳들은 재개발이 확정되어 집이 하나둘씩 비워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지나면, 영화 속과 추억 속의 풍경으로만 남겠지요.

좁디 좁은 골목길에서 돗자리나 평상을 깔고 앉아 이웃들 모여서 수다를 떠는 모습, 강아지와 아이들이 어울려 노는 모습, 골목을 지나가다가 모퉁이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을 만나 깜짝 놀라는 모습들. 또 사진으로 표현 하고 싶었던, 한겨울 함박눈이 내리는 골목길에 아침이나 저녁 준비로 아궁이에서 불을 땐 연기가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모습을 볼 수 없을 것입니다.

많이 그리울 것 같습니다. 보지 못할 풍경이 되어버리를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구슬퍼집니다.

글,사진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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