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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10 레 가는 길 - 길을 여는 사람들 (8)

레 가는 길 - 길을 여는 사람들


레로 갈 수 있는 두 길이 있다. 하늘길과 땅길. 하늘길은 기막힌 광경을 하늘에서 내려다 볼 수 있지만, 항공권이 비싸고 레에 도착해서는 저지대에서 고지대로 순식간에 이동하기 때문에 몸이 적응되지 않아 극심한 고산증세를 동반한다. 땅길은 비포장 굽이굽이 낭떠러지 외길을 꼬박 이틀을 달려야만 한다. 그러나 믿기지 않을, 경이로운 풍경을 볼 수가 있다. 이는 아무 때나 허락하지 않는다. 여름시즌 몇달만 허락되는 길이다.

레로 가는 길. 하늘길도 좋지만, 무조건 땅길로 가자. 안그러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이다. 사실 나는 레 자체 보다는 레 가는 길에 반해 레에 가고 싶었다. 레이소다에 올라온 어느 사진가의 레 가는 길의 풍경 사진. 나는 보는 순간 결심했었다. 꼭 레 가는 길을 가겠다고. 인도에 가기 전부터, 나는 어쩌면 인도에 가고 싶다는 열망보다 레 가는 길에 가고 싶다는 열망이 더 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첫 인도행에서 갈 수는 없었다. 두번째 인도행에서도 갈 수 없었다. 세번째 인도행. 개인여행이 아닌, 학교 프로젝트 지원 프로그램에 합격 해 인도로 떠난 여행에서, 프로젝트에 관련된 루트를 포기하고 정해진 계획서를 뒤로하고 레로 향했다.

그토록 가고 싶었던 보고 싶었던  '레 가는 길'. 내가 꼭 와보겠다고 마음 먹은 그 사진은 거짓이 아니었다. 포토샵빨도 아니었다. 그 사진도 모든 것을 담지 못했다. 나 또한 '레 가는 길' 을 제대로 담을 수 없었다. 레 가는 길은 그런 곳이었다. 누구도 제대로 담을 수 없는 곳. 직접 가보지 못하면, 그 놀라움과 경이로움을 절대 알 수 없는 곳이었다.

그 레 가는 길에 누군가가 있었다. 레 가는 길을 여는 사람들. 레 가는 땅길은 허름하고 위험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었지만, 이런 곳에 손길로 다듬어 길을 만들었다는 것이 경이로울 뿐이다. 그 길을 여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사람이 사는 곳은 너무나도 멀리 떨어져 있었다. 몇시간을 꼬박 달려와야 할 거리에서 비루한 장비로 길을 열고 있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힘들였을까. 또, 비라도 눈이라도 내려 길이 막히면 그들은 길을 다시 열기 위해 얼마나 힘을 들였을까. 분명 이 사람들, 라다키였겠지. 어딘가 닮은 이목구비. 어색하지 않은 모습. 그들은 나와, 우리와 닮은 점이 많아 보였다. 라다키였음이 분명하다.

이들이 없었으면, 내가 레 가는 길을 갈 수 있었을까. 발을 조금만 잘 못 디뎌도 사랑하는 사람들을 다시 볼 수 없을 곳에서 길을 열기 위해 일 하는 그들. 내가 레 가는 길을 열망하고 꿈 꿔오다 이룰 수 있게 된 데에는 '레 가는 길' 을 여는 이들이 있었음이다. 소박하고 작은 바램과 꿈 이었지만, 이들이 없었으면 이루지 못했다. 당시에는 레 가는 길의 경이로움에 느끼지 못했지만, 사진을 다시 열어보는 지금 레 가는 길보다는 이들에 대한 고마움이 더 크게 느껴진다. 고마운 당신들을 이제서야 발견했다는 것에 미안함을, 그리고 나의 조그만 꿈을 이룰 수 있게 해 준 점에 큰 고마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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