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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2/01 아주 오래 전의.. (8)
- 2009/09/12 오래 됐을 법한 레 가는 길 사진 (2)
내겐 쉬운 일이 아니었고, 또 아닐 듯 싶어요
nothing/thought 2010/11/30 08:01
어느 날 말이에요.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일이 있어났다면 말이에요. 그리고 누군가에 의해 그 소식을 들었다면요. 당신 곁에 오래도록 있어주었던, 소식을 들었어요. 당신과 헤어졌던지 놓아두고 왔던지는 내버려두고 생각해봐요. 사고로 인해 다시는 걸을 수 없다던지, 당신을 기억할 수 없게 되었다던지, 당신을 볼 수 없게 되었고 망가진 얼굴이 되었다면 말이에요. 당신은 다시 마주할 수 있겠어요.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번만은 정말 좋아하고 사랑했었다고 가정해봐요. 그리고 한번 생각해봐요. 괜찮겠어요, 다시 아무렇지 않게 마주할 수 있겠어요?
1.
어릴 적 연애를 시작한지 안되었을 때였어요. 누군가가 곁에 없다는 사실에 힘이 들기 시작하고 한참 예민해지기 시작할 무렵 했던 연애에 회복이 되었을 때 쯤이었어요. 이제는 떠올림도 무뎌졌을 무렵, 한 친구에게도 소식을 들었어요. 그 사람에게서 사고가 났다고 그리고 기억을 많이 잃었다고 말이에요. 순간 멍해졌었고 어떤 감정이라도 말하기 어려웠어요. 무언가 안에서 올라왔지만 울 수 있는 것이 아니었고 슬픈 것도 아니었어요. 지금도 설명하고자 하면 정확히 그 것이 무엇인지 나는 그 것을 설명 할 능력이 없어요. 다만 그 사람을 한번 만나고 싶었어요. 그리고 나는 확인하고 싶었어요. 그래도 적지 않은 시간동안 서로를 좋아했음에, 나를 기억하지 못할거란 것이 믿기지 않았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사람의 동생과 함께 만나게 되었어요. 동생에게 먼저 정말 날 기억하지 못하는 거냐고 물었고, 그렇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리고 나는 그 사람에게 물었지요. 내가 누군지 알겠냐고. 잘 모르겠다고 하는 그 사람을 보며 울컥 하는 기분이 들었어요.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랐어요. 할 수 있는 말이 없었어요. 그 뒤로 그 사람과 나는 다시 만나게 되었지요. 나는 그 사람과의 모든 것을 기억해서 가깝게 느껴졌지만,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그 사람도 어찌되었는지 쉽게 다시 내게 편안함을 느꼈어요. 머리속의 기억보다도 녹아들어 있던 기억의 감정이 본능이며 우선이었을까요.
우리는 한동안 만나게 되었어요. 하지만 오래가지는 못했어요. 그 사람에게 느끼는 내 감정은 과거와 같지 않았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연인으로서 느꼈던 감정 보다는 연민이라는 생각이 들어 나는 그 사람을 계속 만날 수가 없었어요. 그렇게 나는 조금씩 거리를 두게 되었고 그 이후로는 이제는 정말로 남이 되어버렸어요. 아직도 연락하는 그 시절 친구와 안부를 물을 때면 가끔씩 그 사람의 소식에 대해 묻곤 하는데 친구도 오랫동안 소식을 듣지 못했다는 말 뿐이었어요.
2.
런던에 오기전 몇년을 함께 해왔어요. 아마도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오지 않았나 싶어요. 난 헤어지고 나면 한동안 그 헤어짐이 힘들어 내 스스로도 일부러 생각하지 않고 꺼내지도 않고 누구에게도 소식을 묻지 않아요. 이 곳에 와서도 그랬어요. 일부러 묻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왠 일인지 묻고 싶어 그만 묻고 말았어요. 그리곤 듣고 말았어요. 예상했던 일이 있어 그 것 조차도 듣고 싶지 않아 묻지 않았 것만, 그 보다도 일어나서는 안되었고 생각치도 못한 일에 대해서 듣고 말았어요. 난 후회했어요. 물어보지 말걸.
사고가 있었데요. 한밤 중에 어쩐 일인지 나가게 되었고, 오던 차를 보지 못했다고. 한쪽 눈을 잃었다고 해요. 죽지 않았으니 다행이라도 해도 이게 정말 다행인지 모르겠어요. 그 예뻤던 눈을 잃었다는게. 나는 너무 가슴이 아팠어요. 그리고 지금도 애써 그 소식을 떠올리지 않으려 해요. 한번씩 이렇게 떠오르면 너무나 우울해지고 마음이 아파요.
나는 그 이상 묻지 않았어요. 한쪽 눈을 잃었다는 건, 얼굴 또한 상했을거에요. 그 예뻤던 얼굴. 생각하고 싶지 않았어요. 돌아갈 때까지 혼자서 부정하려 하고 유예기간을 두고 싶었나봐요. 돌아가게 되면 너무 미안해서 어떻게 마주할지 두려워요. 나 때문에 일어난 것처럼 미안해요. 그리고 고백하건데, 나는 그 일그러졌을 모습을 제대로 쳐다볼 수 있을지 두려워요.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은 간사해서, 더욱이 나라는 사람은 그러해서 겉으로 보이는 것에 영향을 받을지도 모르겠어요. 미안하면서도 그저 마주 보기를 두려워 하는 것보다도 내가 혹시나 단순히 얼굴 마주 보기를 두려워하게 될 것은 아닌지 그 것이 나는 제일 두려워요.
당신같이 숭고하고 순결하며 강한 사람에겐 쉬운 일일지 몰라요. 아니 어쩌면 당신도 나와 비슷할지도 몰라요. 그 것은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니까요. 그러니 당신과 나를 비판해서도 비난하는 것도 만만치 않을 일이에요. 그 누가 쉽게 그럴 수 있을까요. 난 잘 모르겠어요. 매번 모든 것에 고백하듯이 나는 이번에도 잘 모르겠어요.
다만, 내겐 쉬운 일이 아니었고 또. 아닐 듯 싶어요.
아주 오래 전의..
nothing/thought 2010/02/01 23:58
스치듯 지나갑니다.
언젠가 본 듯한 느낌입니다.
낯설지가 않습니다.
스쳤던 낯설지 않았던 것은 기억입니다.
기억이 나를 스쳐갑니다.
그 기억 속엔 슬픈 것도, 기쁜 것도 모두 담겨 있습니다.
기억은 추억입니다.
추억은 애달픈 느낌입니다.
좋은 추억보다는, 슬픈 추억이 먼저 떠오릅니다.
데자뷰, 그 것은 기억 속에서
자신이 떠올리지 못한 추억 입니다.
한 없이 슬픈 추억.
꿈 속에서 데자뷰를 느꼈습니다.
낯설지 않음을.
하지만, 꿈의 기억은 오래가질 않습니다.
언제나 꿈을 꾸지만, 또 깨어버리고 맙니다.
2005. 8. 6
오래 됐을 법한 레 가는 길 사진
travel/08 India 2009/09/12 22:33
요상하다. 찍은 기억이 없는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꽤나 오래 됐을 법한 바랜 듯한 느낌의 사진. 어떻게 찍었을까. 분명히 2008년 여름에 찍은 사진이다. 지프를 타면서 불편한 뒷자리에 앉게 되었을 때인가. 지프에서 내려 보았던 풍경 속에 이 장면은 내 기억에 없다. 덜컹거리며 뒷창문을 보며 달리던 지프에서 찍었나 보다.
마치 옛날을 회상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아주 오랜 옛날, 소달구지를 타고 타녔을 법한 시절의 느낌. 나는 그러한 시절을 겪어 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그런 느낌이 드는 건 어째서일까. 나는 내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인가. 명확하게 파악하지는 못하는 기분이나 감정을 느낄 때, 나는 무척이나 답답해진다. 알고 싶고 이해하고 싶지만, 기억해 낼 수도 없고 이해하려 할 수록 멀어진다. 형체가 없기에 더욱 파악하기가 힘들다. 기억에도 없고 겪지도 못했던 추상적인 경험을 소고 하려드는 나는 어리석은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나는 어쩐지 모를 그 겪어보지 못했던 경험이 느낌이 떠오르는 것 같다. 영화나 드라마의 영향일까. 그렇다고 딱히 떠오르는 장면도 없다. 그저 막연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느껴지는 대로 내 자신이 표현 할 수 있는대로 고작 글을 쓰는 일 뿐이다. 내겐 이 것이 가장 최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