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8/12/20 바다 소리가 나던 그 방 (2)
  2. 2008/12/19 짧은 여행에서 돌아오고.. (2)
  3. 2008/01/25 겨울 골목길 모퉁이가 그리운 이유

바다 소리가 나던 그 방


바다 소리를 들으며 잠이 든건 아마도 처음이었어. 바다에 가서 바다 소리를 듣기는 여러 번이었으나, 바다 소리를 들으며 잠이든건 분명이 처음이었어. 아, 그 분위기를 설명 하라고 한다면 내겐 정말 무리야. 몸은 기억하고 있으나, 표현하기엔 뭐라고 해야할지. 몸은 기억하고 있는데 말이야.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 바다 소리였어. 내가 눈으로 봤다고. 아침에도 창문을 통해 끝 없는 바다를 봤다고. 내게 밤 새 자장가를 들려주던 그 바다를.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씩 해. 하지만, 난 그런 곳에서 살아 본 적은 아직까진 없어. 그래서 남들은 서울에서 살고 싶어 하지만, 난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에서 살고 싶어. 그러기에 부산 이라는 도시는 내게 정말 매력적인 도시야. 난 도시도 살고 싶고, 바다랑도 살고 싶은데 부산은 그렇잖아. 부산에 사는 사람들 부럽다.

밤 새 자장가를 불러주며, 오전엔 새소리처럼 지져귀며 깨워주던 바다를 느낄 수 있었던. 그 바다 소리가 나던 방. 내가 상상만 했던 방이었어. 햇살과 일렁이는 파도 소리에 잠에서 깨는 거. 난 먼저 깨 있고, 내 옆에 누군가는 쌔근쌔근 아직 자고 있는. 단 하루였어도 행복했어. 지금은 아니지만, 바다가 보이는 방에서 살 수 있겠지?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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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여행에서 돌아오고..


자꾸만 나는 혼자서 밖으로만 나돌려고 했어. 사실, 항상 그러기 꿈 꾸고 지금도 그래. 근데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느낌을 가지고 떠난건 오랜만이었어. 비록 짧았던 여행이었지만, 숨막히던 일상에서 정말 순간의 여행이었지만 다행이었어. 함께 했다는 것이. 혼자서가 아니었던 것이.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모호하던 바다, 짙게 드리워진 안개, 수평선과 그 수평선을 가로지어진 길을 달리던 것도 너무나 좋았어. 근데 말이야. 내가 크긴 했나봐. 분명 어릴 적엔 너무나도 컸던 그 바다 한가운데에 났던 길이었는데, 지금은 좀 작아보이더라. 난 어린아이처럼 너무나도 거대할거라고 잔뜩 기대했는데 말이야. 멀리서 봤을 때는 분명 그랬어. 근데, 가까이 가니까 그렇더라고. 하지만, 뭐 그래도 좋았어. 나, 바다 한가운데에 있었으니까, 그리고 달렸으니까.

들어가지 마시오 라고 쓰여진 팻말을 마시고 길이 아닌 길을 만들어 찾아 갔더니, 역시나 선구자는 있었어. 하지말라면 더 하고 싶잖아. 그리고 왠지 그러고 나서는 남에게 자랑하고 싶고 말이야. 나 또한 그래. 가보고 싶은 이유도 있어, 근데 또 다른 이유는 자랑하고 싶거든. 못가게 하던 데 나는 갔다, 너무 좋아, 난 무시해버렸지, 그리고 그 멋진 풍경을 봤다구 라며 무용담을 자랑하고 싶었거든. 바로 지금 말이야. 어때, 이런 내게 쳇 그 까짓것 했다고 잘난척 한다고 비아냥 거릴 수 있었어? 나, 용감하잖아. 그치.

난 다시 지금 일상으로 돌아왔어. 너무나도 짧더라. 정말 순간이었어. 하루라도 더 있다오고 싶었는데, 사실 그랬다면 조금 늘어졌겠지? 아쉬운게 좋은거야. 그치? 근데 돌아오자 마자 학교를 가서 수업을 들어야 된다니, 너무 억울하지 않아? 후, 어쩔 수 있겠어. 나도 이제 나이 좀 먹었는걸. 예전처럼 제껴버린다거니 하는 건 참아야지. 이젠 순응 하면서 살아야 하는 법을  쓰게 배우게 있으니까 말이야.

다시 언제 떠날 수 있을지 모르겠어. 꿈 꾸던 남미로의 여행은 물 건너 가버렸거든. 동행들의 사정이 여유치 않아져서 포기하게 되버렸어. 어떡하지. 남미는 아니더라도 나 혼자서 어디론가 떠나버릴까. 그냥 이번엔 참을까? 모르겠어, 아직은. 어쩌면 아무대도 가지 않을지도 몰라. 그러고 보면, 나 계속 떠났으니까 이번엔 그냥 있는게 좋을지도 모르지. 아, 근데 가고 싶다.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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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골목길 모퉁이가 그리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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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을 걸어 갑니다. 소리없이 내리는 눈을 맞으며 골목길을 혼자 걸어가고 있습니다. 어둑어둑한 골목길을 걸어가다보니, 가로등이 켜진 모퉁이가 나옵니다. 가로등이 어두운 골목길의 모퉁이를 조금이나마 밝혀주고 있습니다.

나도 모르게 떨립니다. 무엇인가 일어날 것 같습니다. 누군가 만날 것도 같습니다. 모퉁이를 돌면 반대편에서 걸어오던 사람과 부딛힐 것도 같습니다. 그리곤 눈이 오는 저녁에 어울리는 웃음을 보내며 다시 골목길을 걸어가겠지요. 그런 만남이 설레이는건 왜 일까요.

누군가 가로등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 같습니다. 그는 나를 기다리거나,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겠지요. 기다리는 사람이 사랑하는 애인일 수도 있고, 가족 일 수도 있고, 또 다른 기다림의 사람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때론, 개조심이라고 쓰인 못보고 지나가다가 발자국 소리에 개 짖는 소리에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그 놀램이 포근하게만 느껴져 옵니다.

무언가 일어날 것만 같고 누군가 만날 것 같은, 눈 오는 겨울 골목길의 가로등 켜진 모퉁이. 한 겨울, 이런 골목길이 그리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글, 사진 2005
광주 양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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