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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1/21 가네시로 가즈키의 GO, 쿠보즈카 요스케의 GO

가네시로 가즈키의 GO, 쿠보즈카 요스케의 GO

  GO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주먹을 잘 쓰는 덕택에 총련계 친구들이나 일본인 급우들의 이지메 따위에도 눈 하나 깜짝않는 그, 그가 일본여학생 사쿠라이를 만나 마음을 뒤흔드는 사랑을 느낀다. 이 사랑의 이야기는 너무나 달콤하고, 등장인물들이 나누는 대화는 마치 무라카미 하루키의 독특한 유머감각을 이어받기라도 한듯 위트있다. 쿨한 캐릭터, 엉뚱한 상상력.



가네시로 가즈키의 <GO>

미리 밝혀두겠는데, 이 소설은 나의 연애를 다룬 것이다. 그 연애는 공산주의 민주주의니 자본주의니 평화주의니 귀족주의니 채식주의니 하는 모든 '주의'에 연연하지 않는다.  - 스기하라 -
책을 열면 소설의 주인공인 재일교포인 스기하라가 하는 말입니다. 소설의 내용은 그의 말대로 연애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소설의 본질은 다른 곳에 있어 보입니다. 재일교포, 막 자라나 성장하는 교포 2세인 스기하라가 겪는 정체성의 혼란과 몸부림 그것들입니다. 스기하라가 '연애' 이야기라고 말하는 것은 역설인 것이지요. 주인공인 스기하라가 성장하면서 겪는 정체성의 혼란과 저항, 시대적 이데올로기의 갈등등을 '연애' 라는 접근하기 쉬운 소재로 적당히 버물려 놓은 것입니다.

<GO>는 그 자신이 재일교포인 가네시로 가즈키의 자전적 소설로도 보입니다. 그의 다른 소설을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으니, 소설의 주인공인 스기하라의 모토는 자신인걸로 보입니다. 일본계 학교로 진학하면서 조총련계로부터 이지메와 '민족의 반역자'로 몰렸던 모습들을 보자면 말입니다.

역자의 말을 빌리자면, 이전의 재일문학 작품들과는 다른 점을 보인다고 합니다. 이전의 재일문학 작품들은 어두운 분위기, 시대적 이데올로기등 암울한 주제만을 다루고 있다고 하지만, <GO>는 이러한 것을 개인으로 내면화하면서 보편적인 인간의 문제로 승화시키려는 조심스러운 시도와 정신을 드러냈다 합니다. 또 그것들의 자유로움을 역이용하고 자기들이 갖고 있는 특이한 캐릭터를 십분 작품 속에 활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소설이 좋은 점, 주인공인 스기하라의 매력은 그런 시대적 상황, 방항아적 기질을 갖출 수 밖에 없는 환경에서 결국 어느 곳에 속하거나, 이데올로기라는 괴물에 사로잡힌 것이 아니라 '자유', 자신은 자신의 길을 간다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제목도 <GO> 입니다. 굴복하지도, 또 타협하지도 않는 다는 것.

누구든 괴물과 싸우는 자는 그 과정에서 자신이 괴물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오래도록 나락을 들여다보면 나락 또한 내 쪽을 들여다보는 법이니까. - 니체 -
스기하라가 좋아하는 니체의 명언입니다. 소설 속에서 아버지가 스기하라에게 조언 해주면서 나오는 말입니다. 스기하라라는 캐릭터를 단적으로 설명해 줄 수 있는 말인것 같습니다.


쿠보즈카 요스케의 <GO>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네시로 가즈키의 소설 <GO>는 영화로 각색되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이 영화로 제작했습니다. 감독이 유키사다 이사오인데도 코보즈카 요스케의 <GO>로 이야기 하려는 것은 아주 적합한 스기하라역의 캐스팅이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감독인 유키사다 이사오가 쿠보즈가 요스케보다 인지도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오늘의 사건사고>, <잼필름스>등 제가 본 것만 해도 꽤나 유명한 영화들을 제작한 감독이지요. 감독도 감독이지만은 쿠보즈카 요스케 그 자체로 완성되는 영화라고 생각되서 입니다.

사실, 원작소설보다 영화를 먼저 접했습니다. 쿠보즈카 요스케란 배우에 대해서는 그다지 아는것도 그가 나온 영화도 본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스기하라란 역이 이 배우에게 정말 적합하다는 인상을 받았고 다른 사람이 연기했을때 과연 이 사람보다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가졌습니다. 반항아적 외모를 쿠보즈카 요스케란 배우가 가지고 있었고, 연기또한 잘했기 때문입니다. 영화를 보고 난 뒤에 원작소설을 읽을 때에도 참 스기하라역 캐스팅 잘했다라고 역시나 생각했습니다.

원작을 보기전에, 영화를 먼저 보면 영화의 그 케릭터들과 장면들이 오버랩 되어 상상하며 읽는데에 참 방해가 됩니다. 그래서 왠만하면 영화를 보기전에 원작을 먼저 보는 편입니다. 언제나 영화에 조금 실망을 했기 때문입니다. 소설을 읽는데 자기만의 상상력을 방해하고 저해한다는 것, 참 거슬리고 싫은 일입니다. <GO>도 영화로 먼저 보긴 했지만, 원작소설이 더 좋다하여 읽게 됐습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영화는 그 나름대로 쿠보즈카 요스케란 거의 완벽한 캐스팅과 원작에 충실한 각색으로 제작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원작에 못미친다는 생각은 듭니다. 영화를 상영하기 위해서 러닝타임이라는 제약적인 요소 때문에, 원작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못잡아내고 빠진 부분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스기하라란 캐릭터도 영화에서는 조금 부족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원작에서 스기하라는 방항아적 모습을 갖고 있으면서도, 책을 많이 읽는 모습과 그래서 자기만의 철학과 생각을 가진 약간 독특한 캐릭터인데 비하여 영화에서는 반항아적 모습은 많이 비춰지지만 후자의 모습은 조금 덜 비춰지고 있습니다. 스기하라역의 쿠보즈카 요스케의 연기력은 흠잡을 때가 없어 보이지만, 그런 묘사 부분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뭐, 영화로 각색되면서 감독의 의도였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스기하라란 역을 좀 더 표현하기 위해선 그 부분을 놓치지 말았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러닝타임을 늘리던가, 다른 부분을 줄이던가 하면서라도.

영화는 그래도 영화 그 나름대로 원작을 충실히 반영하고 먹칠하지도 않고 좋게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조금 아쉬운건 아쉬운것. 차라리 원작에 너무 충실하지 않고 조금 다르게 각색 했다면 더욱 좋았을까요. 아마 비판만 받았을 것 같습니다. 원작에 충실했기 때문에, 그리고 스기하라역의 쿠보즈카 요스케란 캐스팅으로 영화 또한 빛이 난 것 같습니다.

영화를 먼저보고 원작을 나중에 보게되면 항상 영화의 이미지 때문에 상상을 방해하여 싫을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나,<GO> 는 원작에 충실했기 때문일까요. 원작을 읽는 내내 영화의 영상이 떠올라도 방해받지 않은것 같습니다. 그래도 원작보다 낫기는 어렵나 봅니다. 영화의 특성을 고려해 각색한 영화는 그 나름대로 좋은 작품이 되는 것 같습니다만, 원작이 더 낫다라는 생각을 언제나 갖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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