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바람이 차다. 좋아하던 검은색 가디건을 매일 같이 입어대던 날이 얼마 지나지 않은 것만 같은 데, 두툼한 오래털 파카라도 사야하나 생각이 어느사이에 드는 날이 왔다. 방심했다.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 공기가 너무나 차다. 따뜻할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도 이리 빠를지는 예상 못했던 일이다.
마음이 차다. 놓아버림. 인정해버림. 그만한 것들은 무신경스럽다. 무신경스러워지지 않게 모든 것들을 놓치 않으려 괴기스럽게 발버둥치다 보니, 나는 어느새 괴물이 되어있다. 그리고 그 사실을 기정사실화 해버려, 나를 한방에 보내버린 이. 잽으로 가볍게 때리다가 카운트 펀치. 그런데 어라, 아프지가 않다. 어찌된 일일까. 한방 제대로 맞고 넉다운이라도 되어야 하는게 아닌가.
눈은 열이 나는지 뻑뻑해지고 몸은 욱신거린다. 몸살이라도 오려나. 그 동안 무리했지. 쉴 때도 되었것만, 해놓은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게
나를 더 학대하게 만든다. 그러면서 모든 걸 다 놓아버리고 포기해버리고 싶은 스트레스. 하루에도 몇번씩 갈등하며, 이건 내가 원한게 아니야라며 하지만, 버텨야해. 이 것도 버티지 못하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어 라며 합리화로 근근히 하루를 버텨간다. 지나고 나면 나는 성장 해 있을까.
겨울이다. 내겐 이미 한 겨울이다. 원체 겨울이라도 두꺼운 옷을 입지 않는 나는 옷을 여러겹 껴 입는다. 얇은 자켓 안에 항상 입는 건 보들보들한 스웨터. 그런데 오래 입고 있고 있던 스웨터가 없다. 너무나 허전하고 춥다. 찬 바람이 들어온다. 가슴을 애리는 겨울 바람. 올 겨울, 한 겨울 내내 많이 찰 듯 하다. 그래도 찬 바람, 막고 싶지 않아. 보들보들하고 내 온기를 지켜 줄 스웨터 마련하고 싶지 않다.
올 겨울. 난 좀 더 성숙해질 것 같다. 아니면 더 철이 없어지거나. 내겐 이미 한겨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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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예쁘다예쁘다.
예쁜가요.
음산해 보이지 않나요? :)
잘 지내죠?
Merry Christmas! 그리고 어머님 생신도 축하해요 정말!
고마워.
전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