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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쌀쌀해진 이 맘
nothing/london 2010/06/16 06:53
봄은 커녕 겨울에서 여름으로 바로 넘어가는가 싶은 생각이 드는 찰나에 다시 추위가 왔다. 무슨 날씨가 이러한지. 모처럼 얇게 입고 돌아다니고, 지난 주말 무리를 했더니 몸살이 나버렸다. 거의, 절대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낮잠을 자지 않는 내가 모처럼 낮잠을 잤다. 아프지 않으면 자지 않는데 말이다. 고질적 편두통과 석회질이 포함된 물로 인한 치통, 그리고 몸살까지. 요즘 잠을 자기가 힘들다. 밤새 앓아대고, 잠이 들어도 금새 깨버린다. 아침마다 학교에 가지 말고 쉴까 고민해대지만 무거운 몸을 어찌해서든 일으켜 간다. 그렇지만, 피로와 아픔으로 인해 수업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
한 사진이 떠올랐다. 런던에 도착하고 며칠이 지나지 않았을 때 쯤 만났던 한 장면. 아마도 버킹험 궁전으로 가던 중이었을 것이다. 추워 카메라를 들고 메고 다니고 싶지 않아 가방 속에 쳐박아 두고 빨리 걷기에 집중을 하고 중, 옆으로 어느 이름도 모르는 공원의 모습을 보았다. 아름답다. 놓치고 싶지 않았다. 사실 난 디지털 카메라를 쓴다고 해서 무턱대고 되도록이면 많이 찍고 보자 하지는 않는다. 한컷 한컷, 맘에 드는 순간이 있다면 그 한 순간에 집중한다. 항상 사진을 한장 찍만 올리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다. 사진 한장에 모든 것을 담고 싶다.
늙고 싶다. 젊음은 매력적이지만, 늙는 것은 더 매력적이다. 단 혼자서 늙고 싶진 않다. 함께 저리 어디든지 앉을 수 있는 한 사람과 함께 늙고 싶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한장의 사진으로 찍히는 줄도 모르지만, 그 만한 아름다운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늙음이었으면 좋겠다. 그 것이 내 바람이다. 비가 내리고, 찬 바람이 불고, 얇은 옷으로 들어오는 찬기에 몸이 열을 내는 이 맘에 이 사진이 문득 떠오르고, 글을 쓰고 싶어지고 아픈 몸이 약한 마음을 만드는 건, 적절한 타이밍인 것 같다.
그래서 한번씩 아픈 것이 좋다. 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