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 인더풀

  공중그네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131회 나오키상 수상작. 어딘가 수상해보이는 정신과 병원을 배경으로, 이라부 박사와 여러 환자들이 벌이는 요절복통 사건들이 그려진다. 크고 작은 강박증 하나쯤 지니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툭툭 털고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도록 용기를 주는 즐거운 작품.
  인 더 풀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억관 옮김
제131회 나오키상 수상작 의 후속편이 출간되었다. 전편에서와 마찬가지로 엽기 의사 '이라부'와 육체파 간호사 '마유미'가 버티고 있는 정신과 병원에 기상천외한 강박증 환자들이 찾아오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시종일관 유쾌한 웃음 폭탄을 날리는 것도 여전하다.


독서는 생활입니다. 습관화해서 일상속에 빠져서는 안되는 그런 일입니다. 그럼에도 바쁜 일상과 매너리즘에 빠져 책을 손에서 놓을때가 가끔식 있습니다. 책을 손에서 놓고 나서 다시 책을 잡기까지는 시간이 또 걸립니다. 저도 한번 어떤 이유에서든지 책을 손에서 놓으면 다시 들기가 힘이 듭니다. 저도 얼마 전까지도 책을 놓고 있다가 다시 읽게 됐습니다.

독서가 생활화 되지 못했을때, 생활화 하려고 한다면(처음이던, 손에서 놓았다가 다시 잡던지) 제일 좋은 방법은 쉬운 책부터 접근하는 것입니다. 저도 처음엔 책과 친해지기 위해 쉬운 책부터 시작했습니다.

얼마전 다시 손을 놓았다가 습과화를 하기 위해 먼저 읽은 된 책은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 입니다. 가볍게 시작을 하기 위해 읽었는데, 생각보다 유쾌하고 재미난 책이었습니다.

<인더풀> 은 공중그네의 후편으로 공중그네를 재밌게 읽어서 최근에 읽었습니다.


유쾌한 괴짜 의사 이라부

두 책의 내용은 신경정신과 의사 이라부가 찾아온 환자들을 치료하는 에피소드입니다. 의사인 이라부는 우리가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그런 의사가 아닙니다. 이라부 종합병원의 쾌쾌한 지하실 한켠에 자리잡은 신경과의 이라부를 찾아가게 된 환자들은 모두 흰 돼지처럼 보이고 꼬아지지도 않는 다리를 꼬는 모습에, 이 사람 의사 맞아? 라고 모두 의심을 품습니다. 그리고 진료복 안 허벅지 쪽에 'watch it' 이라고 쓰인 씰과 주사 놀때 큰 가슴을 보이는 간호사라기 보단 왠지 호스티스 같은 간호사 마유미를 보고도 이라부 신경정신과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합니다.

환자들은 성기가 계속 발기 되어 있는 남자,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따라다니며 주시하고 있다는 히스테리에 걸린 모델, 장인의 가발을 벗기고 싶어 안달하는 남자, 핸드폰이 없으면 안절부절 못하는 소년등 '강박신경증'에 걸린 사람들입니다. 신체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신적인 문제를 가진 사람들입니다.  

이라부의 치료방법은 독특합니다. 일단 주사를 놓습니다. 뭐, 사실 이 주사는 그다지 도움은 되지 않는거 같습니다. 다만 환자에게 주사 놓는 모습에 흥분을 하는 이라부 자신을 위한 것 같습니다. 환자들은 이런 이라부의 모습을 보면서 거절을 하거나 반감을 가지지만, 어느새 주사를 놓기 위해 다가온 육감적인 간호사 '마유미'의 가슴과 허벅지 안의 'watch it' 씰을 보면서 주사를 맞게 됩니다.

진짜 치료는 엉뚱합니다. 일단 환자들의 질환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저 꼬딱지를 파면서 '으흥~ 그럴 수 있지 뭐' 하면서 손으로 튕깁니다. 이런 행위는 환자들에게 '이 사람 의사 맞아' 라고 의심해 보기도 하고, 잘 못 왔다 식으로 생각하게도 합니다. 하지만 '강박신경증'을 가진 환자들은 이상하게 보이는 좀 더 과장하자면 정신병자 같은 이라부를 보면서 안도와 동질감을 느낌니다. 일상에서 강박신경증 때문에 자신이 이상한 사람이 된 것 같다고 느끼지만, 이라부 앞에서는 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이라부를 보면서 '다시는 오지 말아야지, 이 이상한 곳에' 라고 생각하면서도 끝내는 안주하고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 이라부 뿐이여서 이라부 신경정신과를 다시 찾게 됩니다.
 
그리고나선 환자들이 정신적, 무의식적으로 거부하는 것들에 대해 그것들을 환자로 하여금 인정하게 하는 겁니다. 그것들은 거부하지 말고, 그냥 해버려~ 라는 식으로 말합니다. 환자들이 못하겠다고 하는 것들을 이라부가 먼저 나서서 '하자~ 이힝~' 하면서 환자들을 부축입니다. 결국 그들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인 강압적으로 얽매어 있던 그것들을 이라부와 함께 해버리고 발산하고 난 뒤에 환자들을 가지고 있던 자신의 병들을 떨쳐낼 수 있게 됩니다. 이라부는 이미 그들이 신뢰하는 친구가 되어 있구요.

현실세계에서 이런 의사가 존재 할 수 있을까요? 일단 우리가 질환을 가지고 병원을 찾게되면 우리가 보는 의사의 위치는 우리보다 높습니다. 특히 정신과 같은데는 더욱 그럴것 같습니다. 한번도 가본적은 없지만.. 그래서인지 신경정신과 같은데는 이라부 같은 의사가 더욱이 어울릴것 같습니다. 환자에게 안도감을 느끼게 해주고 그리고 동질감, 더 나아가 함께 저지르는 치료행위.

의사가 아니더라도 주변에 이런 친구 하나 있으면, 고민거리도 쉽게 털어놓고 풀릴 수 있을거 같습니다. 가끔씩 괴짜같은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즐겁게 노는게 그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라부를 찾아오는 환자들의 '강박신경증'은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그런 것들입니다. 소설이기에 좀 더 과장되고 극단적인 증상을 가진 환자들이지만, 가까이서 혹은 자신이 겪고 있는 그런 것들입니다. 저 또한 <인더풀>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에피소드 편에서 나온 집안에서 담배불이며, 전기며 가스 때문에 외출을 제대로 못하는 '확인행위의 습관' 이라는 강박신경증을 가진 남자와 같은 증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집을 나설 때, 정말 한 30분씩은 정검을 했고 문도 잠겼는지 수십번씩 확인을 했습니다. 주위에서도 그런 저를 보고 놀리거나, 병원을 가봐야 되는거 아닌가 하고 걱정을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뭐, 그 때보다야 나아졌지만 여전히 남들보다 확인을 많이 합니다.

이런 증상들은 현대 사회에서 너무 바쁘고 경쟁하며, 여유를 충부히 갖고 살지 않기 때문에 겪는게 아닐까 합니다. 조금은 느리게, 차분히 주위와 어울리고 조화롭게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요. 요즘 세상은 너무 빠르게 돌아가는것 같습니다.

웃음이 필요하신 분, 뭔가 스트레스가 쌓이신 분, 강박신경증? 혹시 내 증상일까 하는 분,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와 <인더풀> 강력 추천합니다. ^^


아, 둘 중에 한권만 보고 싶다, 하시는 분은 <공중그네>를 보세요. <인더풀>도 재밌지만, 전편인 <공중그네>에 비해 덜 합니다. 형보다 나은 아우 없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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