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레 이맘이 되면 나는 앓는다
nothing/thought 2010/10/12 04:57
반복이다. 환절기가 되면 감기가 극성이다. 몸이 변화를 적응하지 못해서일까. 심한 일교차에 아직 몸은 다가오는 계절을 느끼지도 못하던 찰나에 당해버리는 걸까. 여름의 더위에 지친 몸은 아직 가을을 받아들이기가 힘드나보다. 준비도 하지 못했나보다. 아니면 혹은 다른 것이 문제이지 않을까.
여름에도 왠만하면 반팔을 입지 않고,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자켓을 입고 9월에도 코트를 입고 목도리를 하기도 했다. 그러니 춥게 있어서 앓기 시작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럼 뭘까.
한동안 여행과 학교를 함께 다니면서 쉴 틈이 없었다. 주말조차도 없었고, 몸은 정말 지칠대로 지쳐있었다. 수술을 몇번이고 받은 내 다리는 만신창이가 된 듯 가끔씩 열을 내기도 했다. 그래도 평소보다 더 많이 먹고 덜 자더라도 견디어졌다. 신기할 노릇이었다. 여행이 다 끝난 후에는 이제 쉴수도 있음에도 나는 앓기 시작했다. 평소보다도 덜 먹게 되었고, 더 많이 자도 하루를 보내는 것이 힘들어졌다. 조금 쉬면 나아지겠지 하는 생각에 온 주말을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보내기도 했다. 그런데도 좋아지지가 않는다.
마음이 먼저 앓는다. 앓기 시작하면 몸도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앓기 시작한다. 모든 패턴을 잃고 방황하기 시작한다. 만사가 다 귀찮아지고, 사람 만나는 일도 지겨워진다. 누군가가 내게 말을 걸까봐 일부러 돌아서 가기도 하고 방 안에만 계속 틀어박혀 지낸다. 그래도 소통은 가끔씩 하고 싶지만, 얼굴을 마주하고 소통하는 것은 힘이 든다. 그래서 글을 쓰는 날이 많아지게 된다.
런던에 와서 한번도 그리 힘들었던 적은 없었다.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그리 가져본 적도 없었다. 지금은. 돌아가고 싶다. 향수병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 것과는 다르다. 그저 나는 이 곳에 혼자 있는게 싫을 뿐이다. 의지할 곳 없다는 사실이 참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견디어야 할 몫이지만, 순간이 힘들기 떄문에 나약해서 말이지 제대로 할 수나 있을까 내 자신이 걱정된다.
어젯 밤에는 약을 두봉지나 먹고 잤다. 혹시나 아침이 되면 낫지 않을까 해서였다. 일어나서는 낫기는 커녕 목와 입에서 약냄새만 진동할 뿐 더 심해져 버렸다. 어떡하라는건지.
으레 이 맘 때면 앓았지만, 올 해도 마찬가지인가. 그 일이 계기였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