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기 전 마지막 모습
travel/08 India 2009/10/06 01:44
티벳티안 콜로니를 마지막으로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게스트하우스에 맡겨준 짐을 찾으러 가야 했다. 어둑해지는 시간. 사이클 릭샤에 4명의 남자가 끼어타고 게스트하우스가 있는 빠하르간지로 향했다. 분편한 자세에도 다시 언제 볼지 모르는 델리의 노을이 눈에 보였다. 언제 다시 올 수 있을까. 언제 다시 이 노을을 볼 수 있을까.
델리의 노을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집으로 가고 싶어 인도에 있는 순간순간이 짜증이 나기도 했는 데, 막상 가려는 순간 왜 그렇게 서글퍼졌었는지. 지금 다시 사진을 보는 이 순간 기억과 느낌을 회상하니 감정이 복받쳐와 눈물이 날 것만 같다. 마젠타빛 델리의 노을. 내게 이제 마젠타빛의 노을은 델리 뿐일거 같다. 어떤 노을을 보게 된다 하더라도..
인생의 두 번의 겨울을 인도에 있었다. 단 두번. 그럼에도 겨울이면 인도가 너무나 그립다. 마치 나의 겨울은 인도에 있어야만 하는 것만 같은 느낌이다. 올 겨울엔 죽었다 깨도 인도엔 가지 못할 것이다. 고작 일본 반딧불 여행을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내년 겨울엔 인도로 향할 수 있을까. 한번 두번, 더 가게 될수록 인도는 너무나 정겨워진다. 모든 것이 눈에 익고 사람들도 낯설지가 않다.
언제가 될지라도 난 델리의 마젠타빛 노을을 보면서 다시 오게 되리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내년일까. 아님 그 다음 해일까. 아니면 몇년이 흐른 뒤에야 가게 될까. 모르겠다. 하지만, 모든 것이 차가워지기 시작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 지금, 그 곳이 인도라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다. 인도. 무엇이 나를 이토록 끌어당기는건지. 나는 모르겠다.
어쩌면, 모든걸 다 팽개치고 무책임만 남겨두고 인도로 떠나벌릴지도 모르겠다. 모든 것에 질려가는 지금. 살아가는 것이 가쁜 지금. 델리의 마젠타빛 노을이 왜 이리도 그리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