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에 다다르자 레 냄새가 난다
travel/08 India 2009/06/08 20:37
500km 남짓한 거리를 서른시간 남짓 굽이굽이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면, 어느새 비포장 도로는 포장으로 바뀌어 있었다. 잘 깔리어진 아스팔트 도로는 유명해진 레에 들어섬을 알 수 있었다. 몸은 한결 포장된 도로에 편안해졌지만, 어딘가 불편했다. 아마도, 헬레나 노르베리의 <오래된 미래> 의 레 와는 다른 느낌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몸이 고되더라도 현대 문명의 흔적이 아닌, 고유의 레 냄새가 먼저 맡기를 바랬던 것이다. 레에 다다르자 나를 맞은한 것이 라다크인들이 하루하루 오랜 세월을 밟아가며 만들어진 흙 길이 아니라, 하루에도 수십번씩 밟고 다니는 아스팔트였다는 것이 못내 불편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나치는 시야에 다라크 냄새나는 풍경들이 드문드문 있다는 것이 참으로 다행이었다. 티벳 문화의 모습들. 본 요리에 앞서 에피타이저를 내놓은 것 같다. 간간히 티벳인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보였다. 황량한 저 곳에서 뭐하고 있는지 생각하는 순간 그들을 지나치고 말았다. 드디어 레인가.
몸을 편안하게 한 아스팔트의 이질감이 역설적으로 마음을 불편하게 했지만, 다행이었다. 그래도 레에 다다르니 레 냄새가 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