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지 말아요


어디로 가던 중이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아요. 아마 델리에서 마날리로 가는 중이었을거에요. 아니, 찬디가르에서 델리로 가던 중이었던가. 뭐, 어디로 가고 있는건 중요하지 않아요. 내가 들려줄 얘기는 그 중간에 만난 이의 얘기이니까요.

밤새 달리는 버스는 중간에 몇번을 쉬었어요. 그 중 몇번은 잠을 자서 내리지 않고 그냥 계속 자기도 했어요. 그러다가 어느 작은 휴게소에서 쉬어가게 됐는데, 그 땐 저도 내려서 화장실도 다녀오고 좁은 버스안에서 굳은 몸을 스트레칭을 하면서 쉬었어요. 꽤 오랫동안 출발하지 않아 답답한 버스 안에 있지 않고, 밖에서 계속 바람을 피웠어요. 가로등 불빛이 닷는 곳을 걸어다녔어요. 그 때 였죠. 어릴적 들었던, '빨간 삐에로' 같은 걸 봤어요. 있잖아요, 삐에로와 혼자 남게 되면 삐에로가 혼자 남겨진 그 사람을 잡아 먹는다는 그 이야기. 가로등 빛이 닷는 끝자락의 어둡고 불그스러만 불빛에 비친 모습에 놀라고 무서웠어요. 일행은 차 안에 있어 저 혼자였거든요.

걸음을 멈추고 뒷걸음질을 몇 발자국 했을거에요. 그런데 제게 다가오는 거에요. 하지만, 놀라 도망가진 않았어요. 불빛에 비친 모습에 두려웠던거지, 나를 해칠거라는 느낌을 받지는 않았거든요. 그래서 그 자리에 있었어요. 그는 다가와 무척이나 내게 살갑게 대했어요. 그제서야 난 모든 경계를 풀게 됐어요. 날 해치지 않을 거라는 느낌이 분명해졌거든요. 나는 일행들을 불렀어요. 그리고 함께 인사도 하고, 사진도 찍었어요. 그러다 그가 잠깐 탈을 벗었는데, 어린 아이였어요. 난 분명 어른일거라는 생각을 했는데 말이죠. 늦은 밤이었고, 아이가 이런 탈을 쓰고 있을 줄을 생각을 못했어요. 탈을 벗은 아이는 까무잡잡하고 말랐지만, 분명히 애였어요.

아마 그는 조그마한 휴게소의 호객행위를 했던 거였나봐요. 너무나 어두워 잘 보이지도 않는데다, 그런 불빛과 분위기라면 호감보다는 두려움을 느끼는게 더 클 것같은 모습의 탈을 쓰고 말이죠. 하지만, 탈을 벗은 아이의 얼굴은 살갑게 다가오던 것처럼 밝고 미소를 가진 장난기가 어린 그런 어린 아이의 얼굴이었어요. 어때요. 상상이 되나요. 무서워 보이는 얼굴의 속 장난기 가득한 미소 짓고 있는 아이의 얼굴이.

놀라지 말아요. 보이기완 달리 장난기 가득한 얼굴 모습을 한 아이일 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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