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머물렀던 뿌리의 이웃 아이들

2007, India                    

인도 동부에 위치한 작은 어촌 마을 뿌리에 갔을 때는 한창 성수기였다. 여행객들보다는 현지 사람들이 휴가를 보내러 많이들 와 있었다. 덕분에 숙소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가이드에 소개 된 좋은 게스트하우스들은 이미 꽉 들어차 있었고 심지어 예약까지 되 있어 넘 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 조그만 뿌리의 기차역에 내려 뿌리 중심까지 가려면 조금 멀었기 때문에 사이클릭샤를 타고 이동했고, 게스트하우스를 구하는 우리에게 릭샤꾼은 삐끼 노릇을 하며 이리저리 끌고 다녔다. 정말 싸지만 허름해서 무너져 내릴것만 같고 흡사 감옥 같았던 곳에서부터 비싸 보이는 곳까지 두루두루 정말 조그만 마을을 들쑤시고 다녔다. 그러다가 만난 게스트 하우스가 있었다. 좁은 골목을 비집고 들어가야했던 게스트하우스. 방은 5개 정도뿐이 안되었지만, 방문 앞엔 별 모양의 등이 있고, 답답하면 잠깐 나와 차라도 한잔 마실 수 있는 테이블이 두어개 있던 그런 게스트하우스였다. 소박하지만, 아름다웠고 마치 사랑방 같은 느낌의 안락하고 편안해지는 게스트하우스였다. 인도를 여행하는 내내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게스트하우스였다.

그 게스트하우스가 더 좋았던건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골목에서 볼 수 있었던 골목에 사는 아이들이었다. 내가 이 아이들과 특별하게 친해진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하루에도 몇번씩 외출하고 돌아오고 하면서 골목에서 스치고 마주쳤던 아이들을 보며 나는 참 흐뭇하고 행복했다. 그들에게 특별하게 다가가려고 하지는 않았지만, 뿌리에 머무르는 내내 아이들을 봤고 아이들에게 미소짓고 인사를 나누었다. 골목에 위치한 사랑방 같은 게스트하우스와 그 골목에 사는 아이들. 뿌리에 머무는 동안 가장 행복한 모습이었고 순간이었다. 아이들과 특별한 추억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소중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다행이도 내가 느낀 그 행복한 순간, 아이들의 모습을 담을 수 있었던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 단지 며칠이었고 금방 다시 떠날 객사람이었지만, 난 아이들의 이웃이었고 그랬기 때문에 아이들의 이런 모습을 담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짧지만 소중한 순간의 나의 이웃 아이들, 행복하고 바르게 자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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