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did 사진 찍기의 어려움
travel/05-06 india, nepal 2009/01/28 14:59
요즘 훔쳐 찍거나 찍다가 걸린 이야기를 몇번 썼다. 풍경이 아닌 사람을 찍는 일은 참 어려운 일이다. 사람이 피사체를 삼아 찍는 것은 그 사람의 동의를 얻음으로써 성립이 된다. 하지만 찍는 상황으로 인해 candid 사진을 찍거나 보도 사진, 여행 사진을 찍을 때면 동의를 얻지 못할 때가 대부분이다. 기자들 같은 경우에는 보도 목적의 사진을 찍는 경우에는 초상권이라던지에 대한 문제는 일반인들보다는 덜 하다. 과거 매체가 발달하지 못했을 때는 초상권과 같은 문제가 그리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인터넷이라는 매체의 발달로 초상권의 사회적인 문제가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또 다른 사진 찍기에 대한 문제는 찍는 사진가의 목적에 맞게 상황이 변질되고 왜곡 된다는 것이다. 사진의 피사체가 자신이 된다면 상관 없지만, 노숙자를 찍어놓고 제목에 '고단한 삶' 이라던지, 해할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유포하는 사진 찍기로 인해 우리 사회에서는 사진에 대한 불신이 만연해졌다.
이런 거리 사진과 같은 Candid 사진 찍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사진을 찍고 나서 찍히는 사람이 화를 내 수난과 면박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사진을 찍는 사람의 마음 속에 일어나게 된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정말 냉담한 성격을 가지고 있거나 만약 면박을 당하더라도 그 상황을 낙천적으로 모면할 수 있는 성격의 사진가들이 좋은 Candid 사진을 찍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Candid 사진을 찍는 일은 이처럼 힘들다. 이는 매체의 발달이 사진사에 의해 변질되고 왜곡된 목적의 쉬워진 유통경로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 인심이 각박해 진 것이다. 그러나, 매체가 발달하지 못해 사진의 해가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지 않는 외국의 경우에는 Candid 사진 찍기가 수월하다. 그것은 비단 매체 문제가 아니라 외국인이 사진 찍는 것에 대해서는 신기하거나 좀 더 관대하게 받아들이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인도 같은 경우는 인도인들이 워낙 사진 찍히기를 좋아하기도 한다. 그래서 많은 사진가들이 인도를 찾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인도 같은 경우도 문명과 매체에 대해 깨친 지식인들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같은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내 경험에서 보자면 이른 바라나시 아침에 가트에 나가 사진을 찍는 데, 가트에는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갠지스강에서 목욕을 한다. 딱히 내가 어떤 여성을 클로즈업 해서 찍어대고 있지 않고, 광각으로 넓게 가트 풍경을 찍고 있었음에도 어느 남자가 다가와 왜 우리나라 여성들을 찍냐고 찍어가서 니네 인터넷에 올리려고 하느냐, 무슨 목적이냐면서 내게 면박을 주는 일이 있었다. 나는 사진을 찍는 학생이라고 나쁜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고 너희들 문화를 알고 알리려는 것 뿐이라고 대답을 하고 그 상황을 모면할 수 있었다. 그 상황에서 예전에는 인도여성 사진을 잘 못 찍으면 몰매 맞았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있어, 조심스럽게 얘기를 했다. 그런 일이 있고 나서 나는 좀 의기소침 해졌다. 사진을 찍을 마음이 도무지 들지가 않았다. 지금 사진 폴더를 보면 그 일이 있고 난 후, 사진이 그 전보다 사진의 수가 많이 줄어든 것을 확연하게 알 수 있다.
자연스런 Candid 사진 찍기는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럴 때, 나는 어떠해야 하는가. 면박 당할 일을 두려워하며 사진 찍기를 머뭇거려야 하는가. 찍고 싶은 화면이 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 데 말이다. 요점만 말하자면, 난 그러지 않을 것이다.
내 친구의 얘기를 빌려보자. 친구가 시장에서 사진을 찍다가 어느 아주머니에게 왜 찍냐며 수난을 당하면서 뺨을 한 대 맞았다고 한다. 원래 성격이 있는 친구라 나는 그 얘기를 듣자마자 이 친구가 거기서 대판 싸웠겠구나 했는데, 어쩐일로 그 아주머니에게 웃으면서 "다른 쪽 뺨도 맞으면 사진 찍게 해주실래요?" 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자 그 아주머니는 친구의 말에 어이가 없었는지 웃고 말았다고 한다. 얘기를 듣고 그 친구에게 뺨까지 맞았는데 화나지 않났냐고 물었다. 그 친구는 너무 화가 났지만, 그렇게 행동 했다고 대답했다. 친구는 불리하던 그 상황을 자신이 원하는 상황으로 이끌어 나간 것이다.
난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어디서 그런 임기응변의 지혜와 용기가 나왔을까. 언제나 사진 찍기가 두려워지는 순간이면 친구의 이야기를 떠올린다. 상황을 변질시키고 왜곡시키고 피사체를 해할 목적이 없이 단순히 Candid 사진이 목적이라면, 내가 원하는 상황으로 만들어가자. 아무리 각박해졌다 하더라도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 라는 옛말은 틀리지 않을 것이다.
+ 다음에는 '교감이 교차하는 그 순간' 이라는 주제로 비슷한 맥락에서 이 글에 이어 써볼까 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