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인도 여행 중 제일 아쉬운 사진
travel/08 India 2009/01/24 12:55
08 여름 인도 여행 중 초반, 델리의 인디아게이트에서 만난 아이들이다. 너무나 평화로워 단조롭기만 하던 인디아게이트에서 지루함을 이 아이들은 덜어주었다. 비록, 정말 성가시게 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아이들은 우리 일행을 발견하자 마자 우리가 인디아게이트를 떠날 때까지 쫓아 다녔다. 돈을 달라거나, 아니면 맛있는 걸 사달라고 계속 졸랐다. 간이 이동 상점을 지나칠 때마다 그 상점을 손가락질 하며 끈질기게 붙어댔다. 나는 그런 아이들이 너무나 귀찮고, 자꾸 옷을 잡아 당가기거나 스킨쉽을 해대서 내 동행을 가리키며 "제가 돈 많아, 제한테 사달래~" 라며 부추겼다. 아이들은 금새 내가 가리킨 일행에게 우루루 몰려 다가가서 일행을 당황하게 하고 귀찮게 했다. 이걸 본 다른 일행들도 내 행동이 재밌어서 자신들에게 아이들이 다가오면 내가 가리킨 그 첫 번째 일행을 가리키며 역시나 그가 돈이 많다며 그에게 사달라고 부추겼다. 그러니 모든 아이들이 그 일행에게 달라 붙어 우리는 그 모습을 보며 웃으며 즐거워 했다. 다만, 그 친구는 엄청나게 당황해 했다. :)
그런 우리의 장난은 이 아이들이 귀찮기만 하지 않게 했다. 더위에 짜증나고 자꾸만 붙어서 귀찮게 하는 아이들 때문에 생긴 이런 장난으로 인해 상황이 반전되어 이내 우리를 유쾌하게 만들었다.
결국, 이 아이들 중 한 명에겐가 돈을 조금 쥐어 주었던가, 먹을 것을 사줬던 걸로 기억이 난다. 근데 이게 다른 아이들을 더 촉발하게 만들었다. 우리들을 더욱 볶아대면 돈을 주거나 맛있는 걸 사줄거라는 생각을 갖게 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럴 수 없었고 이내 오토릭샤를 잡아 인디아게이트를 떠났다.
이 사진은 오토릭샤에 타고 출발하면서 찍은 사진이다. 오토릭샤가 출발해서 인디아게이트를 떠나는 중에도 우리를 달리면서 쫓아왔다. 나는 아이들을 불편한 자세로 찍어댔다. 좁은 오토릭샤 뒷자석에 네명이나 타서 자세가 불편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경황없이 아이들을 찍다보니 사진에 카메라 스트랩이 오른쪽에 들어가 같이 찍혀 버렸다. 아이들의 모습은 너무나 역동적이고 즐거워 보였다. 출발하는 오토릭샤 안에서 뛰어 따라오는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나는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스트랩 때문에 사진에 검은색으로 오른쪽이 뒤덮혀 있어 나는 정말 속상했다. 그래서 이 사진은 08 여름 인도 여행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 중 하나이면서도 가장 아쉬운 사진이 되버렸다. 원래대로라면 오른쪽 아이의 모습도 제대로 나오고 더욱 역동적인 아이들 사진이 되었을텐데 말이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사진 속 아이들이 자신은 돈을 받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렇게 우리를 뛰어 따라오면서도 즐거운 표정을 지었던 것이다. 그래서 떠나는 나의, 우리의 안스럽고 불편한 마음이 인디아게이트의 그 아이들에게 잡혀 있지 않아도 됐고, 보통 때의 달갑지 않은 인도 아이들의 구걸이 유쾌한 기억으로 남게 해 준 아이들이 지금은 너무 고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