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부시던 타지마할


두 번째 찾아갔던 타지마할은 너무나도 눈이 부셨다. 여름 날, 강하게 내리 쬐는 햇빛은 대리석으로 된 타지마할에 반사되어 나는 눈을 뜨기가 힘들었다. 유일하게 일행 중 선글래스를 가져가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타지마할에 있는 동안 제대로 눈을 뜨지 못했다.

첫 인도길에 타지마할을 갔을 때, 난 아무 감흥도 느끼지 못했다. 우다이뿌르에서 아그라까지 슬리퍼 버스를 타고 아침에 내려 타지마할로 갔다. 배도 고프고 잠도 오고 피곤하고, 내가 원하는 욕구는 아름다운 건축물을 보는 고차원의 욕구가 아니었다. 생존욕구가 더 강했다. 그러니 타지마할을 제대로 볼 수 있으랴. 샤자한의 눈물 겨운 사랑의 건축물은 그저 돈지랄에 그치는 것이었다. 나도 왕이면 할 수 있어! 이런 생각을 하게 했다. 왜냐하면, 난 지금 먹는게 급하고 쉬는게 필요하고 더 급하니까. 그래서 비싼 입장권을 사서 들어간 타지마할을 보는둥 마는둥 하면서 대충 훑어만 보고, 나와서 어디론가 갔다. 어디 갔냐구? 함께 즐겨요~ 핏자헛!

인도 세번째 걸음만에 간 두번째 타지마할은 눈을 뜰 수 없었다. 강한 햇빛에 반사되는 대리석의 타지마할의 위용은 날 압도했다. 마치 이전에 자신을 무시했던 나한테 자존심이 상해 더욱 과시하고 내가 이 정도야, 네 까짓게 날 볼 권리는 없어 라고 말하고 있는 듯 했다. 정말로 그런 듯이 타지마할은 빛을 반사해댔고 나는 그 때문에 눈이 아프기까지 했다. 그래도 난 눈을 억지로 참고 뜨며 타지마할을 봤다.

"왜이래, 타지마할. 아마추어 같이. 난 돈을 냈다고, 인도에서 유적지 중에 제일 비싼 돈을 주고! 그러니 난 널 볼 권리가 있어!"

타지마할은 자존심도 쎄지만 포용력도 넓었다. 끝까지 날 밀어내지 않았으니. 내가 충분히 돌아다니며 볼 수 있었고, 타지마할의 그늘에 앉아 쉴수도 있었으니 말이다. 타지마할을 마치 살아있는 듯 묘사하다니 좀 우습다. 그런데, 글을 쓰면서 그 때를 기억하니 '마치' 그러했던 느낌이 들었다. 타지마할과 내가 말이다. 타인의 감정이 개입될 여지가 없다. 오직, 우리의 추억이니까.

그런데 말이야. 타지마할. 넌 왜 나한테만 입장료를 꼬박꼬박 받아 먹으려고 하냐. 그 것도 간발의 차로 말이야. 2006 겨울에 갔을 때는 하루 전날인가에 무료개방하고, 작년 여름에 갔을 때는 내가 오전에 갔는데 오후부터 무료개방 하더라? 그러는거 아니다. 아마추어 같이.


ps. 타지마할 정면 사진은 너무나도 잘 찍어 놓은 사람들이 많아, 이런 사진으로 대신해요. 뭔가 다른 모습의 타지마할이 내가 찍을 수 있고, 조금 더 내새울 수 있는 사진이니. 혹시 몰라요. 나중에 천천히 올릴지도..

Trackback 0 Comment 6
prev 1 ...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113 ... 323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