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 마날리의 초저녁
travel/08 India 2008/12/16 01:08
마날리는 그 자체로 좋았다. 인도를 여행 하던 중에, 내린 비를 처음으로 봤던 곳. 게스트 하우스에서 잠을 자고 있다가 부슬부슬 내리는 비 소리에 깨 창문을 바라보니, 집에서 내리던 비와 똑같다는 생각을 들게 한 마날리.
수분을 머금은 공기는 코 안을 촉촉하게 해줬던. 대도시의 공해로 인한 더러운 공기가 아닌, 히말라야의 맑고 깨끗한 공기를 잔뜩 머금었던 공기라 더욱 좋았던 마날리.
비가 내리고, 개고 난 뒤의 마날리는 환상적이었다. 안개가 자욱하게 사방을 둘러싸고 그 안개가 바람과 함께 지나갈 때 드믄드믄 보이는 나무들. 아, 씻기는 느낌. 폐 속까지, 때 묵은 머리까지, 온갖 몸과 마음의 더러운 것들이 정화되는 느낌. 올드 마날리의 공기와 안개는 내 안의 이 모든 것들을 씻겨 주는 듯 했다.
또, 파란 기운을 가득 담은 초저녁의 올드 마날리. 파란 기운과 가게들의 간판과 불빛, 원색의 장신구와 가방과 옷들의 색들이 어울리는 올드 마날리의 초저녁은 묘한 느낌이다. 아침과 낮, 그리고 초저녁과 저녁이 제 각각의 묘한 느낌을 주었던 올드 마날리. '레' 로 가는 관문으로 생각하고 별다른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뜻밖의 선물처럼 느껴졌던 곳.
다음엔 가게 된다면 올드 마날리에서 온천도 가보고, 며칠 푸욱 산림욕을 하면서 즐기고 싶은. 어쩌면 마리화나와 함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