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에 대하여
travel/07-08 india 2009/03/17 22:03
유독히 두번째 인도여행의 사진들은 초점이 나간 사진들이 많아요. 이전에도 말했지만, 갑작스럽게 여행에서 돌아와 몇달이 지나고 난뒤에 사진들을 들쳐보았을 때 나는 놀라지 않을수가 없었어요. 그 때의 감정 상태가 고스란히 표현되어 있었기 때문이에요. 여행의 감정이 남아있기 때문에 그렇게 느꼈을지도 몰라요. 내가 그 당시 그토록 힘들어했고 지금도 힘들어하는 것은 '관계' 때문일거에요.
나는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잘 맺지 못해요. 그런 관계를 맺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에요. 관계가 깊어진다는 것, 상대방의 인생 속에 깊히 개입이 된다는 것이 힘들어요. 옆에 가만히 있어주면서 그대로 변하지 않은채로 지켜봐 주는 것이 아니라, 결국엔 대부분은 내가 느끼기에 '간섭' 의 형태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이에요.
나는 표현하는데 익숙치 않아요. 그래서 상대방을 힘들게 하고, 오해가 생기기도 해요. 내가 이상한가요. 나와 같지 않은 사람을 만나지 않는 한, 상대방을 힘들게 하고 외롭게 하고, 나 또한 그러할거에요. 내가 변해야 될까요.
당시 그러했던 마음이 여행 사진에 은연 중 잘 들어나고 녹아있었던것 같아요. 초점을 제대로 맞추지 않고, 흐릿한 채로 사람들을 찍어댄 것은 내가 당시 가지고 있었던 마음의 반영이었던것 같아요. 깊어지는 관계가 힘들어 애매한 관계를 유지하고, 이도저도 아닌 관계를 맺고 상대방을 힘들게 하고 나도 힘들어 했던 그 마음. 그 것들이 표현된것 같아요. 몰랐어요. 그 당시에 내가 이런 사진을 찍었는지도. 그리하여 한국으로 돌아와 너무나도 아프고 난 다음, 사진들을 봤을 때 나는 다시 한번 아팠어요.
관계라는 것은 너무나 힘들고 어려워요.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기도 하고, 제삼자나 환경의 개입이 변수가 되는 것도 관계를 힘들고 어렵게해요. 관계를 잘 할 줄 아는 사람들은 정말 대단하게 보여요. 그들은 자신의 감정과 환경을 잘 컨트롤 할 수 있는걸까요. 관계 하는 법도 배워야 하는 걸까요. 휴, 나는 아직 관계가 어렵고 서툴러요. 앞으로도 그럴지 몰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