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가 스치던


델리의 찬드니초크에서 나를 앞 서가던 남자가 있었다. 나는 목적지 없이 차드니초크를 여기저기 뒤 쑤시며 방랑하고 있었다. 지도도 필요 없고, 내가 가고 싶은 곳 이끌리는 곳으로 발걸음을 하고 있었다.

내가 그 남자를 따라가던 것이 아니라서 의식하지 못했던 그 남자가 보이기 시작했다. 꽤 오랫동안 그 남자가 나를 앞 서 가던 것을 알게 됐다. 그런 사실을 알고 나서부터는 이 남자를 한번 따라가볼까 하는 호기심이 생겼다. 이 남자는 어디로 가고 있을 걸까. 나는 어느 순간부터 여기저기 발길을 건네는 것이 아닌 그 남자를 따라가고 있었다.

그 남자는 수 많은 사람들과 스쳐 지나갔다. 물론, 나 또한. 그 남자의 목적지는 끝내 알지 못했다. 한참을 따라가다가 이제는 너무 멀리 왔다는 생각이 들어, 동행들과 약속한 시간도 있고 해서 더 이상 따라가는데는 무리였다. 

우리들은 많은 사람들을 스쳐 지나간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지나가고, 같은 길을 가고 있는 걸까. 그 중 얼마나 되는 사람을 의식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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