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리 빠하르간지의 늦은 밤


난 델리 빠하르간지의 늦은 밤을 생각나면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2005년 인도를 처음 왔을 때, 밤 10시쯤 공항에 도착해서 빠하르간지로 이동해서 숙소를 잡고 나서 물과 간단히 먹을 거리를 사러 나왔을 때의 기억이다. 게스트하우스에서 나온 시간은 12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었다. 그 시간의 빠하르간지 모습은  빠하르간지에 도착해서 나의 인도에 대한 인상을 강하게 줬던 그 온갖 상점과 상인, 다양한 인종의 배낭여행객들, 잡상인과 거지들이 혼돈 속처럼 뒤섞여 번잡하던 그 빠하르간지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빠하르간지는 메인 스트리트를 따라 양옆으로 건물들이 있는데 대부분의 게스트 하우스들은 옆의 조그만 사람들이 두명 정도만 지나갈 수 있는 골목들 사이에 있다. 내가 인도에 가서 처음 묵은 곳은 그 골목을 조금 들어가고 나서 있는 곳이었다. 게스트하우스에 나와서 물과 먹을 거리를 사려고 나오니 게스트하우스 바로 앞에 있는 조그만 상점은 닫혀 있었다. 그래서 메인 스트리트로 나가려고 골목길을 지나왔다. 골목길은 불빛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비행기에서 만나 얼마간을 함께 하게 된 형과 나왔는데 보이지도 않던 으슥한 곳에서 스윽 스윽 사람이 나왔다. 그 때마다, 얼마나 놀랬던지. 인도에 오기전에 인도 여행기나 주의 사항을 보면서 저녁엔 돌아다니지 않는 것이 좋고 위험하다는 걸 봤기 때문에, 긴장을 더욱 하고 있었던 터였다.

그렇게 골목을 지나 메인 스트리트로 나왔는데, 빠하르간지의 그 활기차고 번잡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고, 어느샌가 음산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피부병 걸린 개들은 어디서 그렇게 있었는지 무리를 지어 다니면서 활보하고 있었고, 사람들도 뭔가를 하고 있지는 않은 듯한데 무리를 지어 구석구석을 차지 하고 있었다. 아, 뭔가 위험하다. 무섭다. 라는 느낌을 형과 나는 받았다. 우리를 쳐다보는 그들의 눈빛에서 왠지 모를 두려움을 느꼈고, 개들도 왠지 피해야 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결국, 형과 나는 아무 것도 사지 못하고 그 길로 게스트하우스로 '빠른 경보' 로 잽싸게 들어갔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그 기억은 인도에 대한 인상을 깊게 준 기억이다. 어디든 밤이면 위험하지 않겠느냐만은 첫 해외여행이 처음이여서 느낀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컸던 것 같다. 이 이후 자정이 지나 늦은 밤에 인도에서 돌아다닌 건 바나라시와 디우에서 였다. 그 때는 이 때 보다 더욱 긴장하고 긴박했던 경험이었는데, 이 기억의 추억은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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