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나시로 가는 기차 안 #2
travel/07-08 india 2008/05/25 22:51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가면, 아이는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파도가 들려주는 자장 노래에 스르르 팔을 베고 잠이 듭니다."
엄마는 노곤함에 잠이 들었다. 엄마를 흔들어 깨워 보이기도, 애틋해 보이는 눈빛을 보내기도 하지만 노곤한 엄마는 꿈쩍하지 않는다. 여느 아이들은 그러면 울었을텐데, 아이는 울지 않았다. 이까짓 것에 울기엔 자존심이 허락치 않았던 것일까. 울기가 귀찮았을까. 엄마가 아니면, 아무 것도 할 줄 모를 것 같던 아이는 이내 관심을 돌린다. 나는 아이를 지켜 봤다. 허나, 무엇을 집었는지 지금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무엇인지 궁금해 사진을 확대 해 봤지만, 잘 보이지도 않고 기억도 떠오르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아무 것도 집어 들고 있지 않았던 것인지도 모른다. 아이는 알았을까. 내가 보고 있다는 것을.
아이의 손을 잡고 싶었다. 하지만, 다가가지 않았다. 난 아이들 앞에선 쑥스럼을 무지 타니까. 사실, 난 이 세상에서 제일 쑥스러운게 아이들에게 인사하고 아이들과 노는 것이다. 싫어하는 것은 아닌데, 그냥 그렇다. 아이들 앞에만 가면 쑥스럽다. 그래서 집안에서 첫 째임에도 친척 동생들과 그리 사이좋게 지내는 편이 아니다. 그렇다고 사이가 나쁜게 아니라, 같이 어울려 놀지를 못할 뿐이다. 어느 정도냐 하면, 명절에 집에 가면 고모네 식구가 오는데 막둥이 7살 고모 아들내미가 내게 다가오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할머니가 형한테 가서 인사하라고 하면, 배꼽인사를 하는데 내가 쑥스러워 인사조차도 제대로 받아주질 못해 뻘쭘하게 있으면 아무래도 다가오기 힘들어서인지 그냥 가버린다. 그러면 할머니는 동생이 인사를 하는데 인사도 안받아주냐고 타박을 주신다. 인사를 받아주기가 싫은게 아니라, 쑥스러운걸 어떡하나. 좀 큰 아이든, 어른이든 어려워 보이는 여자든 부담없이 말을 건네고 얘기 할 수 있는데 유독 어린 아이들에겐 쑥스럽고 멋쩍다.
내.. 언제 쑥스럼을 타지 않고 다가가 아이의 손을 잡아주고, 내 잼있는 내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까..



